미국 국방부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완전운용능력평가(FOC)를 내년 여름에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미국 군 당국이 FOC의 ‘조기 시행’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는 서욱 국방부 장관의 말을 하루 만에 반박한 것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미 국방장관이 전작권 이양 2단계 평가의 내년 봄 시행 검토를 미군 당국에 명령했다고 한국 국방장관이 밝혔다’는 질문에 “로이드 오스틴 장관은 최근 한국에서 양측이 FOC를 내년 여름에 한 뒤에 전작권에 대한 진척을 진행하고 가을에 재평가하기로 합의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린 이미 거기에 대해 얘기를 했고, 새롭게 덧붙일 말은 없다”며 일정 변경은 없을 것임을 못박았다. 서 장관은 전날 한 방송에서 “오스틴 장관이 군 당국에 FOC 연습을 내년 봄에 할 수는 없는지 검토를 지시했다”고 말했는데 하루만에 반박한 것이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FOC 평가를 내년 가을에 시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FOC는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군사령부에서의 한국군 사령관의 전작권 행사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3단계 검증 절차 중 2단계에 해당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3일 “어제 오스틴 장관이 대통령 예방 중에 FOC 평가 시기를 내년 후반기보다 앞당겨 실시하는 방안을 라케머라 한·미 연합사령관과 더 논의하겠다고 말했다”며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의 조기 충족과 더불어 FOC 검증을 조기에 실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전작권 조기 전환을 위해 오스틴 장관에게 직접 FOC 조기 실시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하지만 서 장관이 ‘미국이 검토를 지시했다’며 한 발 더 나아가자 미국이 즉각 선을 그으며 FOC는 문재인 정부 임기 만료 후인 내년 후반기 한·미 연합군사훈련 때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스틴 장관은 SCM 종료 후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년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통해 미래연합사의 FOC를 평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