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두산중공업 재무개선 아직 모자라다”

입력 2021-12-14 11:12
수정 2021-12-15 10:15
이 기사는 12월 14일 11: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이 그룹의 지게차 사업부(두산산업차량) 인수로 인한 부담으로 재무지표가 악화됐으나 북미시장 건설 경기 반등의 수혜로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두산밥캣의 영업활동은 두산중공업과 분리돼 있으며, 재무실적과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독립성을 보이고 있어 그룹의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한 악영향은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S&P는 두산중공업 그룹 신용도를 두산밥캣에 비해 두 단계 낮은 ‘b+’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영업 전망 밝은 두산밥캣신용평가사 S&P는 13일 두산밥캣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을 ‘BB’ 등급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기발행한 2024년 만기 선순위 담보부 텀론과 2025년 만기 선순위 담보부 채권의 회수등급 ‘3’과 ‘BB’ 장기 채권등급 역시 그대로 유지했다. 신용전망은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의 상대적으로 취약한 신용지표의 영향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S&P는 두산밥캣이 향후 1~2년 동안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을 2배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밥캣의 핵심시장인 북미 지역의 건설 경기와 주택 수요가 코로나19의 충격을 벗어나 호조를 나타내고 있어 영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했다. 그룹 사업구조개편의 일환으로 지주사로부터 지게차 사업을 인수하면서 사업 규모가 확대되고 국내 시장지위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두산밥캣의 연간 매출은 2021년 30% 이상, 2022년에는 6~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회사 두산중공업의 영향은 큰 리스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밥캣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지만 나머지 지분은 국민연금 및 대형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여러 주주들이 나눠갖고 있다. S&P는 "강화되는 정부의 공정거래 관련 관리감독 추세를 고려할 때 두산밥캣에 대한 두산중공업의 부정적인 개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게차 사업부 인수로 밥캣의 레버리지 비율이 2020년말 1.5배에서 2021년말 약 2.0배로 상승 것으로 추정했다.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S&P는 "되었지만 소형건설장비 시장과 지게차 시장은 고객군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재무구조 아직 불안한 두산중공업S&P는 두산중공업의 사업구조 재편과 차입금 감축과 관련해선 리스크가 있다고 봤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발전플랜트(원자력, 화력, 풍력 등) 시장선 안정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지위는 높지 않다. 석탄 및 원자력 발전설비 사업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으나 리스크가 높다고 봤다. S&P는"재편이 구체화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실행 리스크도 비교적 높다"고 판단했다.

두산중공업의 높은 레버리지 비율도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두산중공업의 레버리지 비율은 2020년 18.5배에 비하면 현재 크게 낮아진 수준이나 아직도 절대적인 기준으로는 부채가 과도하다는 평가다. 두산중공업의 레버리지 비율은 2021년말 기준 6~7배, 2022년에는 약 6배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2월에 유상증자가 계획되어 있으며 이번 증자로 조달된 자금의 약 절반은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예정이란 점은 일부 감안했다.

두산중공업의 그룹신용도가 하향조정 되거나 두산밥캣에 대한 두산중공업의 부정적인 영향력 확대될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P는 "두산밥캣과 두산그룹 계열사간에 더욱 빈번한 거래가 일어날 경우 등급평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