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이 골든글로브에서 그동안 깨지 못했던 '언어'의 장벽을 깰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 있는 베벌리힐튼에서 '2022 골든글로브 후보 발표(2022 Golden Globes Nominations)'가 진행됐다. 이날 후보 지명은 골든글로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오징어게임'은 최우수 텔레비전 시리즈(BEST TELEVISION SERIES)와 TV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BEST PERFORMANCE BY AN ACTOR IN A TELEVISION SERIES)에 이정재, 남우조연상(BEST SUPPORTING ACTOR) 후보에 오영수가 이름을 올리며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앞서 골든글로브는 '기생충', '미나리' 등 한국어로 된 작품을 작품상 후보가 아닌 '외국어 영화상' 부문에 이름을 올려 왔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작품상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만큼 시상까지 이어질지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의 양대 시상식으로 꼽힌다.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의 투표로 시상작이 선정된다.
올해 초 HFPA는 약 100명으로 구성된 조직에 흑인 구성원이 한 명도 없고, 투표권을 가진 회원들이 값비싼 선물을 받는 등 비윤리적인 행동을 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할리우드 유명 스튜디오와 홍보 담당자들은 HFPA의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때까지 시상식 보이콧을 선언했고, NBC는 골든글로브 중계방송을 2022년까지 취소했다.
이후 HFPA는 직급을 다양화하고, 선물을 금지하고, 대가성이 있는 여행을 제한하는 등 개혁을 시작했고, 이번 후보 선정은 이를 반영했다는 평이다. 한국어로만 된 '오징어게임'이 미국을 대표하는 시상식인 골든글로브의 주요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도 이같은 영향을 받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기생충',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가운데 '오징어게임'이 어떤 결과를 얻을지 이목이 쏠린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내년 2월 28일 진행된다.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을 놓고 목숨을 건 게임을 벌이는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지난 9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콘텐츠로 등극했다.
이전까지 가장 인기 있는 TV 시리즈로 꼽히던 HBO '왕좌의 게임'이 지난 10년 동안 축적한 유튜브 조회수를 8주 만에 넘기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제31회 고담어워즈에서 작품상에 해당하는 '획기적인 40분 이상 장편 시리즈' 부문에서 수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