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쌓이는 서울…16개월 만에 '최다'

입력 2021-12-13 17:20
수정 2021-12-14 09:42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지난해 8월 이후 1년4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작년 7월 말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이어진 전세난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대출이 막힌 영향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전세 대목인데도 대치동과 목동에선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13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1502건으로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 13일(3만1874건) 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장 적었던 9243건(10월 12일)에 비해 3.5배가량으로 늘었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직전인 지난해 7월 4만 건 안팎이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두 달 뒤 1만 건 이하로 급감했다.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2만 건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달부터 다시 3만 건을 넘겼다.

이날 기준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세 매물은 409건으로, 1년 전(14건)에 비해 30배 가까이 늘었다. 매물 증가는 가격이 너무 뛴 데다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서다. 은마 전용면적 84㎡의 전세보증금은 지난해 7월 5억8000만~7억원 선이던 것이 작년 11월 12억2000만원으로 두 배가량으로 상승했다.

보증금 마련이 쉽지 않은데, 금융당국은 올 7월부터 금융권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대폭 강화했다. 한시적으로 올 4분기 전세대출을 총량관리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 내년부터는 전세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다.

이달 첫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1로 약 2년2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요자 우위로 바뀌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늘면서 신규 전세 계약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며 “다만 ‘전세의 월세화’가 계속돼 전세 매물이 지속적으로 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