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들이 최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중국 태양광 기업들은 수년간의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수소 시장에서도 같은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진출하는 수소 생산 부문은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추출하는 이른바 ‘그린수소’다.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기존 방식(블루수소)과 달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 장비는 전해조(電解槽)다. 전기를 활용해 물에서 수소와 산소를 분해하는 장비다. 글로벌 태양광 1~2위를 다투는 중국 룽지그린에너지는 내년 1.5기가와트(GW) 규모의 전해조 설비를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하는 500메가와트(㎿)의 3배다. 중국 국유 발전기업인 국가발전투자(SPIC)는 2027년까지 10GW 규모의 전해조 설비를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블룸버그 계열 신기술 연구소인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내년 세계 그린수소 생산량은 올해의 5배로 커질 전망이다. 중국이 전체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실질적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 목표 시점으로 내건 2060년에 전체 에너지에서 수소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린수소의 최대 단점은 비용이다. 중국에서 그린수소 생산 단가는 현재 ㎏당 3.22달러로 블루수소의 두 배에 달한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수소의 63%가 블루수소이며 그린수소는 1.5%에 불과하다. 또 다른 장애물은 수소 시장이 아직 발전 초기라는 점이다. 수소 유통·저장 인프라와 활용처가 아직 부족하다. 중국에선 거대 국유 에너지기업들이 수소 수요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중국석화(시노펙)는 2023년 중반 연 2만t 규모의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수소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중국 국유기업을 총괄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 3분의 1 이상이 수소 생산, 저장, 유통, 활용 사업 계획을 내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