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고덕동 배재현대아파트가 오는 22일 리모델링 주택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리모델링 사업을 본격화한다. 인근 아남아파트도 최근 리모델링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고덕동 일대 노후 단지가 리모델링 사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1995년 준공된 배재현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2층, 4개 동, 448가구 규모다.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59·84㎡로 구성돼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고덕역까지 걸어서 5분이 채 안 걸린다. 용적률이 399%로 높아 재건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추진위는 지난달 조합 설립 신청 요건인 주민 동의율 67%를 확보했다.
추진위 측은 수직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29가구 늘릴 계획이다. 각 동에 2~3개 층을 더 올리는 수직 증축은 옆으로 면적을 늘리는 수평 증축에 비해 사업성이 좋은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1·2차 안정성 검토를 통과해야 하는 등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수직 증축 1·2차 안정성 검토를 통과한 단지는 서울 송파구 송파동 성지아파트가 유일하다. 추진위 관계자는 “내년 1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뒤 4월께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시공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 전용 84㎡ 호가는 15억원 선이다. 지난 6월 기록한 신고가(14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고덕동에선 배재현대 인근 아남아파트(807가구·1996년 준공)의 리모델링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편이다. 작년 말 조합을 설립한 이 단지는 올 9월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데 이어 1차 안전진단도 통과했다. 조합은 수평 증축을 통해 가구 수를 887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새 단지명으로 ‘래미안라클레프’를 제안한 상태다. 이 단지 전용 84㎡는 10월 13억9500만원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