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육군, 국산 K-9 자주포 구매계약…최대 1조원 규모

입력 2021-12-13 16:50
수정 2021-12-13 16:51

한국의 K-9 자주포가 호주로 수출된다.

방위사업청과 한화디펜스에 따르면 호주의 방사청 격인 획득관리단(CASG)은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한-호주 정상회담을 계기로 호주 캔버라에서 한화디펜스와 K-9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K-9 자주포는 지난해 9월 호주 육군의 자주포 도입 사업인 '랜드 8116'의 단독 우선협상 대상 장비로 선정된 바 있다. 그간 계약을 조율해온 양국은 호주 육군에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호주의 K-9 자주포 도입사업의 예산 규모는 최대 1조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를 '파이브 아이즈' 국가에 처음으로 수출하는 것으로,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주요 무기체계를 호주에 수출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주도의 기밀정보 공유동맹으로, 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을 의미한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에 자주포 생산시설을 건립해 현지에서 생산과 납품을 할 예정이다. 강은호 방사청장은 캔버라에서 한 브리핑을 통해 "공장이 건설될 질롱시가 한국의 창원시 같은 군수 혁신 도시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주 육군이 운용할 K-9 자주포는 '사냥꾼'이나 '덩치가 큰 거미'를 뜻하는 '헌츠맨(Huntsman)'으로 명명됐다. 이번 계약 체결에 따라 호주는 터키·노르웨이·핀란드·에스토니아 등에 이어 K-9을 운용하게 된 세계 8번째 국가가 된다.

정부는 이번 계약 등을 통해 올해가 한국의 무기 수출액이 무기 수입액을 넘어서는 첫해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방산 수출 규모가 50억 달러 이상이면 수입을 넘게 된다"면서 "올해 외국과의 방산 협력 중 (수출이) 수입을 초과할 것으로 확실히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