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촉법소년"…무인모텔서 술파티 벌인 미성년자들

입력 2021-12-13 13:12
수정 2021-12-13 13:27

업주 몰래 무인 모텔에 입실한 미성년자들이 객실 침구 및 비품을 파손해 놓고 되레 "우린 미성년자이고 촉법소년이니 죽이고 싶으면 죽여 보라"고 따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미성년자가 모텔 와서 술 마시고 사장한테 미성년자라고 협박하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은 무인 모텔을 운영하고 있다는 작성자 A 씨는 "최근 미성년자들이 자판기를 통해 결제해서 객실에 입실했다"며 "이전에 입실 시도가 있었던 아이들이라, 미성년자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입실한 사실을 확인한 후에 객실에 들어가 보니 술을 마신 것은 물론이고 침구와 매트리스를 담뱃불로 지져놓고 창문과 입구 손잡이도 파손했다"며 "경찰 출동 후 고성이 발생해 기존 고객분들에게 (객실료를) 환불해드린 것까지 포함해 총 420만 원가량의 손해를 입었다"고 했다.

이어 "경찰관이 도착하기 전 아이들에게 야단을 치자 '우리는 미성년자이고 촉법소년 법으로 보호받으니 죽이고 싶으면 죽여 보라'고 대들었다"며 "사건 당일 아이의 부모라는 사람에게 전화가 왔는데, '어떻게 할 거냐'고 거의 따지듯 묻길래 변호사를 통해 고소할 것이고 필요 시 감정사를 동원해 파손된 물건 감정까지 할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아이들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파손된 물건에 관한 보상만 받고 끝내려고 했는데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어졌다"며 "당일 사건에 관한 증거는 모두 영상 및 녹취 자료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꼭 공론화시켜서 법이 강하게 만들어지면 좋겠다", "저도 숙박업 하는데 미성년자들 통제할 방법이 없다", "부모가 전부 배상해야 한다"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미성년자들의 일탈 행위는 날로 심각해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달에는 담배를 피우던 중학생들이 한 식당 주인으로부터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지적받자 식당에 들이닥쳐 욕설을 내뱉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 행패를 부린 모습이 공개돼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SBS가 공개한 CCTV에는 대구 시내 한 식당에 중학생들이 몰려와 행패를 부리는 모습이 담겼다. 중학생 10여 명은 식당 안으로 들어가 테이블을 뒤엎고 손님을 내쫓고 심지어는 식당 여주인을 밀치기도 했다. 중학생들은 식당 주인이 전날 식당 앞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나무라자 앙심을 품고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