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암과 싸우는 NK세포 활용…'꿈의 항암제'·면역 치료제 만든다

입력 2021-12-13 15:15
수정 2021-12-13 16:16
지난 3월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인 ‘킴리아’가 국내에 도입됐다. CAR-T 치료제로는 최초다.

혈액암에서 큰 효과를 보이고 있어 ‘꿈의 항암제’로 불리지만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고 만드는 데 시간도 걸린다. NK세포(자연살해세포) 치료제는 이런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NK세포는 여러 암과 병원성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면역세포 중 하나다. 외부 물질을 만나야 활성화되는 T세포와 달리 NK세포는 선천적으로 면역력을 타고났다. 태어날 때부터 외부 침입을 조기에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NK세포는 암세포를 비롯해 건강에 위협이 되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성 병원균에 의한 감염으로부터 숙주인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암환자의 종양 세포에 대한 NK세포의 자발적 용해력, 즉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의료계와 바이오업계는 NK세포를 이용한 항암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임상적으로 혈액암에 많이 사용되는 면역세포 치료제는 CAR-T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T세포를 이용하면 이식 거부 반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자신의 T세포만 이용해야 한다.

반면 NK세포는 다른 사람 것을 이식받아도 면역 거부 반응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제를 만들기 수월하다. NK세포는 혈관을 통해 우리 몸 구석구석을 이동하며 직접 암세포를 제거할 수도 있고, T세포를 암세포로 불러오기도 한다.

NK세포는 암세포의 근원이 되는 암 줄기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해 살상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NK세포는 혈액암뿐만 아니라 여러 고형암에 대한 효과가 입증됐으며 기존 항암 치료와 병용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암세포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유전자 조작을 가한 NK세포가 연구되고 있으며 폐암, 췌장암, 전립선암 같은 난치성 고형암에 대한 NK세포의 항암 치료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나날이 늘어나는 NK세포 면역 치료제에 대한 임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기능성, 경제성, 안전성 측면에서 최적의 NK세포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는 고기능성 NK세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체세포를 NK세포로 바꿔주는 기술을 이용해 고기능성 NK세포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갖췄다. 머지않은 시기에 임상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K세포는 항암 면역세포 치료제뿐 아니라 다양한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성 병원균에 대해 탁월한 억제 능력을 갖춘 것으로 밝혀졌다.

몇몇 동물시험에선 NK세포가 감염증에 대응할 수 있는 유망한 면역세포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슈퍼 박테리아 등 약물 저항성을 지닌 병원체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할 때 NK세포를 활용하는 전략은 기존 항균·항바이러스성 화합물의 한계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김한섭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책임연구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