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의 위상이 미국 MD앤더슨 등 세계적인 암센터 수준으로 올라섰다. 연간 100만 건에 육박하는 암 환자 진료 건수를 토대로 암 치료 노하우와 선진 진료 시스템을 축적한 덕분이다. ○뉴스위크 선정 세계 5대 병원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글로벌 조사기관 스타티스타와 내놓은 ‘2022년 분야별 세계 최고 병원’ 평가에서 5위에 올랐다. MD앤더슨, 메모리얼슬론케터링(MSK), 다나파버, 메이요클리닉에 이은 ‘넘버5’였다. 한 해 전 7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이 글로벌 톱5 암병원에 올라설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암 치료 노하우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암 환자를 치료한다. 연평균 수술 건수는 2만여 건에 달한다. 연간 암 환자 진료는 96만 건에 이른다.
복강경, 로봇수술 등 최첨단 암 수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덕분에 작년에는 네이처에 ‘대한민국 암 치료와 정밀의학의 개척자’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암병원 위암센터는 복강경 위암 수술 평균 시행 건수가 1000여 건에 달한다. 2018년에는 복강경 위암 수술 1만 건을 세계 최초로 달성했다.
기존 복강경 위암 수술법에 만족하지 않고 치료 성적과 환자 만족도를 모두 높이기 위한 고난도 수술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위를 절제하고 나머지 부분을 연결하는 수술 전 과정을 뱃속에서 마치는 체내문합술이 대표적이다. 절개 부위를 줄이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한 수술법이다.
폐암센터에서는 연간 1300여 건의 흉강경 폐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개흉술과 달리 가슴을 크게 열 필요가 없어 수술 후 통증도 적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대장암센터는 국내 최다인 연 2000여 명의 대장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부인암센터 난소암 수술팀은 연평균 240여 건의 수술을 하고 있다. 이는 국내 난소암 환자 10명 중 1명을 수술하는 격이다. 비뇨기암센터는 연평균 1000여 건이 넘는 전립선암 수술 중 800여 건에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 최초 통합진료 시스템 도입암 통합진료 시스템이 잘 정착한 것도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의 강점이다. 치료 방향을 정하기 까다로운 암 환자에 대해 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관련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최적의 치료법을 정하는 시스템이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국내 최초로 2006년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4100여 건의 암 통합 진료가 시행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늘었다.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종양내과 교수)은 “난치성암과 희귀암에 대한 맞춤치료를 위해 통합진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정밀의료도 시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받은 암 환자 40만여 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유전체 정보와 검사, 수술, 약제 등 환자 개인별로 임상 정보를 통합적으로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정밀의료 통합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17년에는 암병원 데이터센터도 문을 열었다. 그동안 쌓아 온 임상 빅테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대장암 유방암 등 14개 암종의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개발했고,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암종별로 수집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