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기본 대표 "소값 파동, 반복 막으려면, 한우 수출길 확대해야"

입력 2021-12-12 18:02
수정 2021-12-13 01:06
“10년마다 반복되는 ‘소값 파동’을 막으려면 한우 수출길을 열어야 합니다.”

이준호 기본 대표(38·사진)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요처를 다변화해야 한우 가격을 구조적으로 안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한우 수출업무를 맡던 이 대표는 2015년 한우의 첫 홍콩 수출을 성사시킨 주인공이다. 이후 한우를 홍콩과 마카오 등에 수출하고 국내에선 수입육을 유통하는 기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10년 주기로 반복되는 한우 가격 폭락의 원인으로 막혀 있는 수출길을 꼽았다. 그는 “공급이 증가하는 만큼 수요가 늘어나야 가격이 안정되는데 한우는 생산량 대부분이 국내에서만 유통되다 보니 수요가 한계에 부딪히면 공급 과잉 현상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공급 과잉이 생기면 부랴부랴 암소를 줄이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해 공급량을 조절하는 ‘사후약방문’식 대책으론 주기적 소값 파동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우 수출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이들이 많지만 이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한우의 뛰어난 품질 경쟁력이면 해외에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은 홍콩 유통사인 엘리트와 손잡고 백화점과 호텔 등에서 한우를 판매하고 있다. 현지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사업을 시작한 2017년 이후 누적 한우 수출량은 약 30t에 달한다. 수출액으로 환산하면 300만달러(약 35억원) 규모다.

이 대표는 “세계에서 1년에 유통되는 소고기가 약 6000만t에 달한다”며 “이 중 고급육 시장으로 분류되는 1%만 공략해도 한우의 가격 급등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현재 소고기 수출이 가능한 국가는 홍콩과 마카오,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아랍에미리트 등 5개국뿐이다. 정부가 축산물 수출검역협정을 맺은 국가에만 소고기를 수출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미국산 소고기가 들어올 당시 난리가 났지만 결국 국내 한우는 미국산과 다른 프리미엄 시장을 구축해 살아남았다”며 “중국 등지의 한우 수요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수출 범위를 넓히는 게 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