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공급망관리(SCM) 경쟁력을 앞세워 전장사업에서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특히 차량용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을 아우르는 AVN 부문은 글로벌 시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3분기 AVN 시장에서 점유율 10.9%를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점유율도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AVN 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은 2016년만 해도 7.1%에 불과했다. 지난해 점유율도 8.1%로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AVN 시장에서 글로벌 순위 5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이 20% 안팎인 1위 업체 하만과의 격차도 예상보다 빠르게 좁혀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LG전자 AVN 사업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은 SCM 경쟁력 덕분이라는 평가다. 코로나19로 차질을 빚었던 전장 부품 생산이 재개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경쟁력은 SCM에서 갈리고 있다. 일부 전장 기업은 여전히 부품과 반도체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생산량과 납품 기일을 계약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원하는 제품을 적기에 생산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다원화해 놓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AVN을 포함한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기술력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애플카 공급사로 계속해서 LG전자가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것도 기술력이 시장에서 그만큼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지난해엔 LG전자가 재규어랜드로버와 공동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유럽 비영리 자동차 심사단체 ‘오토베스트’로부터 최고 커넥티드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LG전자는 특히 전장 사업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인포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에서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이달 초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맡고 있는 스마트사업부 산하 조직을 본부 직속으로 편입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사업 규모가 커진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도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독일 다임러와 프랑스 르노에 이어 최근엔 독일 폭스바겐 자동차에도 탑재됐다”며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