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자산가 A씨는 최근 상속 문제로 고민하다가 한 생명보험사에서 상담을 받고 답을 찾았다. 자녀가 보험료를 내는 계약자이자 수익자로 보험을 설정하되 자신을 피보험자 형태로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보험금 수령 시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 A씨는 “상속세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는데 보험 상품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며 “현재 자산 수준에서 향후 낼 전반적인 상속세 규모와 은퇴 이후 자산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상담받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와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생보사들이 자산가 고객을 상대로 상속·증여 컨설팅을 강화하고 있다. 다양한 보험 상품을 통해 상속 및 증여세를 절세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생애 주기에 따른 자산 관리 서비스 등도 제공받을 수 있다. 일부 생보사는 현금성 자산 기준으로 1억원 이상인 중·상류층 고객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고액자산가에서 중산층으로 서비스 확대”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보험사는 상속 및 증여 관련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신한라이프가 지난 8월 WM본부 산하에 상속증여연구소를 업계 최초로 연 게 대표적이다. 신한라이프 측은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WM 사업을 미래 성장의 핵심축으로 보고 WM본부를 신설했다”며 “상속증여연구소를 포함해 WM챕터, WM센터 등 3개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고 분야별로 우수한 역량을 갖춘 컨설턴트(FC)를 대거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새로 문을 연 상속증여연구소는 전문적인 상속증여 콘텐츠를 연구개발하는 조직이다. 구체적으로 △트렌드 리서치 △연구보고서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학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도 운영한다. 고객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WM센터의 웰스 매니저와 FC는 전문가 조직을 통해 △세무 △노무 △법무 △부동산 등 자문을 받아 고객을 관리한다.
다른 대형 생보사들도 VVIP 고객을 위한 전문 WM 조직을 운영 중이다. 삼성생명은 삼성패밀리오피스와 FP센터 내 자산관리를 위한 전문가들이 상주한다. 자산관리 전문가인 ‘FO(family Officer)’ 70여 명을 비롯해 세무전문가, 부동산전문가, 투자전문가 등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고객의 자산 이전 단계까지 장기적 관점을 고려해 상속·증여는 물론 종합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한화생명도 총 7개의 FA센터를 운영 중이다. FA센터에 상주하는 종합자산관리 전문가(FP)가 상속과 증여, 절세 등을 상담하고 보험을 활용한 상속과 증여 플랜을 제시한다. 현재 생활수준을 고려해 은퇴 후 생활비 마련 등에 대한 상담도 가능하다.
교보생명은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재무설계센터를 운영 중이다. 그동안 총자산 30억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자산가 고객을 위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왔으나, 최근 연소득 1억원 이상인 중상류층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컨설팅을 통해 자산 승계를 포함한 노후 생활의 종합적인 재무 설계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속·증여 전용 보험 상품도 판매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특별 설계된 보험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동양생명이 판매 중인 경영인정기보험은 경영인 유고 시 사망보험금을 법인의 긴급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기존 종신보험보다 낮은 비용으로 상속세 재원 등을 마련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삼성생명도 VIP 전용 상품인 ‘삼성생명 헤리티지유니버설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최소 가입금액은 30억원으로, 고액 자산가의 자녀 상속자금 확대와 상속세 재원 마련을 고려해 설계됐다.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세미나도 진행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산가들이 자산관리를 받기 위해 그동안 은행 PB 센터를 주로 찾았지만 최근에는 보험사들도 경쟁적으로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생애주기 관점에서 상속·증여까지 포함해 자산관리를 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보험사 컨설팅을 원하는 고객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