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바이오 "알츠하이머 진단키트 세계시장 공략"

입력 2021-12-12 17:58
수정 2021-12-13 00:34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피플바이오가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국내 시장을 통해 자체 개발한 진단키트에 대한 성능 검증을 끝낸 만큼 판매 무대를 세계로 넓히기로 한 것이다.

강성민 피플바이오 대표(사진)는 11일 기자와 만나 “내년에 미국·유럽 등 의료선진국과 의료환경이 낙후된 동남아시아 시장에 투트랙 전략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알츠하이머 진단키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순차 진출 대신 동시 진출을 택했다”고 말했다.

피플바이오는 혈액으로 알츠하이머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최초로 상용화한 회사다. 혈액 진단키트를 이용하면 이틀 안에 알츠하이머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다. 정확도는 92% 안팎이다. 검사방법이 간단한데다 비용도 10만원대로, 120만원에 달하는 양전자 단층촬영(PET)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강 대표는 “지난 10월부터 전국 KMI한국의학연구소 검진센터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성능과 효용에 대한 시장의 검증은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해외에서도 어렵지 않게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럽시장 공략은 이미 시동을 걸었다. 이를 위해 진단의료기기 유통전문업체인 프랑스 클리니사이언시스와 계약을 맺었다. 강 대표는 “알츠하이머는 증상이 나타나기 20년 전부터 향후에 걸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방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질병”이라며 “유럽은 헬스케어의 무게중심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옮겨지고 있는 만큼 알츠하이머 진단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에 대해선 조기진단이 중심인 유럽과 달리 알츠하이머 정밀 진단 전 확인을 위한 1차 지표로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강 대표는 “동남아 국가에선 현실적으로 의료진이 환자에게 PET를 권하기 힘들다”며 “그런 만큼 값싼 혈액 진단키트가 1차 진료지표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했다.

피플바이오는 국가에 따라 유통 경로도 달리하기로 했다. 건강검진센터가 중심인 한국과 유럽, 미국과 달리 동남아에선 병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피플바이오는 지난달 싱가포르 올에이츠와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 뛰어들기로 했다. 강 대표는 “현재 말레이시아 보건당국과 판매 허가를 논의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