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끝판왕' 삼성전자 대표이사급 연봉 어느 정도길래?

입력 2021-12-11 14:11
수정 2021-12-11 17:07

삼성전자가 최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별중의 별'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이사(CEO)급의 처우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에서 대표이사급이 되면 성과에 따라 연봉이 수백억에 달하기도 해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번에 부회장에 승진한 한종희 대표는 지난해 기본급과 성과급, 복리후생비 등을 합해 총 41억83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기본급은 8억600만원이지만 성과 인센티브, 설·추석상여금 등 성과급이 32억8800만원에 달했다.

한 부회장이 CE(소비자가전) 산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시절에 받은 급여인 만큼, CE와 IM(모바일)을 아우르는 SET(세트) 사업부문장을 맡게 되는 내년부터 급여도 대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DS(반도체)부문장이었던 김기남 회장의 경우 지난해 82억74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김현석 사장이 CE부문장을 받으면서 받은 급여는 54억5700만원, 고동진 사장이 IM부문장으로서 받은 연봉은 67억1200만원이었다.

이번에 위촉업무 변경 인사를 통해 삼성전기 대표이사에서 삼성전자 DS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 경계현 사장의 연봉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 사장은 지난해 삼성전기 대표이사로서 기본급 5억3200만원, 상여금 2억9000만원, 복리후생비 1억6600만원 등 총 9억8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는데, 내년부터는 몇 배 연봉이 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멤버인 대표이사급 임원에게 목표인센티브, 성과인센티브, 장기성과인센티브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지급해 성과만큼 보상해준다. 목표인센티브는 부서별 목표 달성도에 따라 최대 월 급여의 200%를 지급하며 성과인센티브는 회사손익목표를 초과할 경우 이익의 20%를 재원으로 기준연봉의 최대 50%를 지급한다.

장기성과인센티브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주당수익률, 세전이익률 등을 평가해 3년 평균 연봉을 기초로 주주총회에서 정한 이사보수한도 내에서 산정해 3년간 분할해 지급한다. 이밖에 설·추석 상여금으로 월급의 각 100%를 지급하고 있다. 복리후생으로는 차량지원, 의료지원, 건강검진, 단체상해보험 등의 처우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임원은 배기량 기준 상무급은 그랜저 등 3000cc급 차량을, 전무는 제네시스, 기아 K9 등 3500cc급, 부사장급은 4000cc 이하, 사장급은 5000cc대 차량을 고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회장급 이상이 되면 벤츠나 BMW 등의 수입차도 이용할 수 있다. 김기남 회장의 경우 2020년 차량 지원비가 포함된 복리후생비로 1억6300만원을 제공받았고 김현석 사장 9800만원, 고동진 사장이 8200만원, 한종희 부회장은 8900만원을 각각 복리후생비로 받았다.

등기임원의 개인별 연봉이 공개된 이후 전문경영인 중 삼성전자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이는 권오현 삼성전자 전 회장으로, 2017년 무려 243억810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당시 권 부회장은 DS부문 역대 최고실적을 달성한 공로로 147억원가량의 1회성 특별상여금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미등기 임원으로 현재 보수를 받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3년 임기 사내이사에 선임돼, 삼성전자 입사 25년 만에 등기임원에 올랐지만 2017년 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이후 이사회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2019년 10월 임기 만료 이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구속된 이후 급여를 받지 않았고 5년째 무보수를 유지하고 있다. 등기임원에 오른 2016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이 부회장이 받은 보수는 11억3500만원이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번주 두 번에 걸친 인사 조치에서 '젊은 리더'들을 대거 임원으로 발탁하며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 특히 30대 상무, 40대 부사장 등을 대거 배출한 게 눈에 띈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승진자는 부사장 68명, 상무 11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198명이다. 지난해(214명)보다는 승진 규모가 16명 줄었지만 최근 인사제도 개편에 따라 부사장과 전무를 통합한 뒤 부사장 승진자를 68명 배출해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

이번 삼성전자 인사는 지난해 10월 고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이 부회장 체제에서 두 번째 단행된 인사다. 부사장·전무 직급을 통합해 임원 체계를 부사장과 상무 2단계로 단순화하고, 승진 때 요구되는 직급별 연한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최근 인사 제도를 개편했다.

이 부회장이 조직 세대교체를 통해 능력 중심의 수평적 조직 문화를 확산해 '뉴삼성'에 더욱 속도를 내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인사 제도 개편이 안착하면 앞으로 젊은 임원과 부사장 수가 더욱 늘어나고 연령대가 낮아지며 다양성도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