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 열리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대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 신약 개발 기업들의 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올해 행사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하기에 기대감이 커지는 중이다.
10일 오후 1시47분 현재 오스코텍은 전일 대비 850원(2.35%) 오른 3만7050원에, 파멥신은 70원(0.88%) 내린 79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혼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두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각각 35.33%와 32.61%가 뛰었다.
상승폭이 6.51%에 불과했던 SK바이오팜은 이날 현재 3500원(3.45%) 뛴 10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에는 상승폭이 5.91%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KRX헬스케어업종 지수도 이달 들어 5.90%가 올랐다.
내년 1월 10~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될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 신약 개발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영향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 행사를 1년을 여는 첫 대목으로 꼽는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이 제약·바이오 기업과 이 분야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들을 불러 모아 비즈니스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다.
한국 증시에선 바이오기업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할 예정이라는 소식만으로도 주가가 튀어 오르기도 한다. 여러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모인 자리에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발표하면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당시엔 후보물질이었던 항암신약 레이저티닙을 얀센에 기술수출하기에 앞서, 같은해 1월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얀센과 만나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업종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개최되기 10영업일 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가 흐름이 딱히 나쁘지 않았던 10~20영업일의 기간이 오히려 매수하기에는 적기”라고 판단했다.
내년 행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또 다른 배경은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다. 올해 1월에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영향으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온라인으로만 개최돼, 한국 업계에서는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직접 대면하면 비즈니스 성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는 생각에서다.
지금까지는 SK바이오팜, 파멥신, 네오이뮨텍, 올릭스 등이 내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오프라인으로 참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SK바이오팜은 희귀 뇌전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카리스바메이트에 대한 연구·개발(R&D) 성과를 소개하고, 중추신경계(CNS) 질환과 관련한 새로운 후보물질 도입 가능성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파멥신은 항암신약 후보 올린베시맙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을 병용투여한 임상 1상 결과와 2상 계획 및 상업화 일정을 알릴 전망이다.
다만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주가가 오른 뒤 이벤트가 끝나면 주가가 하락세를 타는 경우가 많다.
지난 1월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폐막한 뒤에는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KRX헬스케어업종지수는 올해 행사가 개최되기 작전 주말인 8일 5510.72를 기록했다. 하지만 개막일인 11일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같은달 18일에는 4920.24로, 6거래일만에 10.72%가 빠졌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이어지는 대형 이벤트인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 학술대회,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 등의 전후로도 이 같은 모습이 반복되며 KRX헬스케어업종지수는 저점을 계속 낮춰갔다. 이 지수의 전일 종가는 3858.11로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이후 기록한 저점(1월18일)과 비교해 21.59% 낮은 수준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