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무국적 입양인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 위한 입법 활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인 유권자 단체인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는 내년 1월 11~13일 워싱턴DC에서 KAGC 전국 콘퍼런스를 열어 입양인 법안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김동석 KAGC 대표는 “미국 내 시민권이 없는 입양인 가운데 최소 1만5000여 명이 한인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제2차 세계대전이 종료됐던 1945년부터 대규모 입양을 받았는데, 이 중 2만5000~4만9000여 명이 다양한 이유로 시민권을 얻지 못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2000년 입양 가정의 부모 중 최소 한 명이 미국 시민이면 입양아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소아시민권법(Child Citizenship Act)이 통과됐으나 당시 적용 기준을 만 18세 미만으로 제한했다. 성인이던 수많은 입양인 중 상당수가 여전히 시민권이 없는 상태다.
김 대표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입양인 시민권 법안을 현안으로 다루면서 한인들의 지지 의사를 미 의회에 적극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KAGC에 따르면 지난 3월 애덤 스미스(민주·워싱턴)·존 커티스(공화·유타) 하원의원이 공동발의한 입양인 시민권법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58명이 지지 서명했다. 로이 블런트(공화·미주리) 상원의원이 대표발의한 상원 법안에도 11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소아시민권법 제정됐을 당시 성인이었던 입양인에게도 시민권을 자동 부여하는 내용이 골자다.
KAGC는 입양인권리캠페인, 홀트인터내셔널과 함께 ‘입양인 평등을 위한 전국 연대’(NAAE)라는 연합을 출범시켜 20여 개 단체와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는 “입양인 국적 문제는 이민이 아니라 인권 문제”라며 “워싱턴 정가의 의원들을 대상으로 입법 설득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