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 화물차 오른 중남미 이민자…멕시코서 차량 전복 '참변'

입력 2021-12-10 18:16
수정 2022-01-09 00:01

멕시코에서 중남미 이민자 200여명을 태운 화물차가 넘어져 수십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이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9일(현지시간) AP·AFP통신은 멕시코 남동부 치아파스주 툭스틀라 구티에레스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최소 5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당국은 당초 사건 현장에서는 49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현지 언론들이 확인하는 사망자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재 부상자는 53명으로 집계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치아파스주 주도 툭스틀라구티에레스로 연결되는 고속도로 커브 길에서 발생했다. 굽은 도로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진 트럭은 근처 철교 육교 하단과 충돌한 것으로 현지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가 난 치아파스주는 과테말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중남미 이주민들의 주요 경유지로 유명하다.

AP는 사고 현장에서는 찌그러진 화물차 속 생존자들이 피를 흘리며 주검들과 잔해를 헤치고 나오는 참혹한 장면이 연출됐고, 일부 생존자들은 멕시코 이민 당국의 검거를 피해 피를 흘리고 절뚝거리며 주변 민가로 달아났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심해진 빈곤과 범죄를 피해 미국으로 향하는 이주민들이 최근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공기도 잘 통하지 않는 대형 트럭에 빽빽하게 몸을 숨긴 채 장시간 이동하는 등 위험에 노출돼 있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트럭 6대에 나눠탄 미국행 중미 이민자 652명이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