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한달 된 카카오페이…경영진, 자사주 대거 처분

입력 2021-12-10 17:09
수정 2021-12-20 16:41

카카오페이가 코스피200 지수 편입 첫날 6% 하락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은 10일 보유 지분 44만993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페이는 이날 류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이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류 대표는 총 23만 주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그가 보유한 스톡옵션 물량의 약 30%다. 주당 처분 단가는 20만4017원으로 매각 추정가는 469억2390만원이다.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 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 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3만 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이승효 서비스총괄 부사장(5000주) 등도 같은 날 같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각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임원진은 최소 수십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진 부사장은 153억원, 나호열 부사장은 73억원을 손에 쥐었다. 전체 매각규모는 약 9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페이는 이날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됐다. 지난달 25일 코스피200 특례편입 확정에 18.31% 급등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29일 23만8500원으로 종가 기준 최고가를 찍었다. 이날 카카오페이는 6% 하락한 1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상장 약 한 달 만에 주요 경영진이 지분을 대거 매각한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식 투자 커뮤니티에 한 주주는 “경영진이 회사 운영을 잘해 주가를 올려도 모자랄 판에 자신들이 주식을 팔아 주가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심각한 모럴해저드”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주주는 “상장할 때 기관들이 받아간 물량 50% 정도에는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게 보호예수를 걸어놨는데, 정작 경영진은 ‘먹튀’ 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경영진의 지분 매도가 ‘고점’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공매도도 몰렸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신규 편입되면 공매도가 가능해져 가격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 이날 카카오페이 공매도 거래대금은 160억원이었다. 이날 카카오페이 전체 거래대금(4440억원)의 3.71%에 해당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