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공지능(AI)과 5세대 이동통신(5G), 양자컴퓨팅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10년 내로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주장이 미국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
9일 (현지 시각) 인도 영문매체 더위크(The Week)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산하 싱크탱크인 벨퍼센터가 전날 발간한 ‘거대한 기술 경쟁: 21세기의 중국 대 미국’이라는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이미 이미 안면인식, 음성인식 핀테크 등 AI의 실용 분야에서 미국을 넘어섰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AI와 5G 양자컴퓨터, 바이오기술, 반도체, 친환경에너지 등 21세기 핵심 기술 분야에서도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 내다봤다.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이 여전히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이 빠른 속도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 1990년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은 전 세계의 1%도 되지 않았으나 지금은 15% 수준으로 미국을 추월한 상태다. 미국의 비중은 1990년 37%에서 현재 12%로 낮아졌다.
벨퍼센터는 중국이 2025년까지 과학과 기술공학, 수학 분야의 박사 학위 취득자를 미국보다 두 배 많이 배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의 저자인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의 저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을 대표하는 안보·국방 분야의 석학이다. 그는 “지난 20년간 중국은 많은 면에서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다”며 “그 결과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었던 미국의 심각한 라이벌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는 WSJ 기고문에서 “중국과 경쟁하려면 전략 기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더 필요하다”며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했던 것처럼 기술을 국가적으로 동원하지 않는 한, 중국은 곧 미래 기술을 지배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