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기점으로 거세진 코로나19 확산세가 사망자 급증으로 돌아왔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사망한 사람 10명 중 3명은 11월 1일 위드코로나를 시작하고 나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빗나간 코로나19 확산 예측, 병상대란 등으로 인해 위드 코로나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1219명이다. 국내 누적 사망자 4077명의 30%가 약 한 달 만에 발생한 것이다. 위드 코로나 이후 사망한 사람의 96%는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0~9세 사망자 3명도 모두 위드 코로나 이후 나왔다.
사망자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지난 6월 2000명을 넘은 후 5개월 만에 3000명을 돌파했다. 이후 4000명을 넘는 데는 한 달이 채 안 걸렸다. 월별 누적 사망자는 지난 8월 말 2292명에서 9월 말(2497명)→10월 말(2858명)→11월 말(3658명)으로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의료계에선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전략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애초 위드 코로나를 시작할 때 “확진자 수가 아니라 위중증 환자·사망자 수를 집중 관리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 8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857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840명)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위드 코로나 직전인 10월 24~30일(498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10명대이던 사망자도 57명으로 증가했다.
확진자는 ‘하루 1만 명’을 향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8일 신규 확진자는 7102명으로 전날(7175명)에 이어 이틀 연속 7000명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다섯 배 강한 오미크론이 본격 확산하면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은 물론, 2만 명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하루 새 22명 늘면서 누적 60명이 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현재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큰 불편과 손해를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선아/오상헌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