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서 계란값 인상 움직임…정부, 미국산 3000만개 긴급 수입

입력 2021-12-09 09:16
수정 2021-12-09 09:25

정부가 미국산 신선란 3000만개를 긴급 수입한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하면서 계란값 인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12월 중 미국산 신선란 3000만개를 신속히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물량은 당초 국내 계란 수급과 가격이 안정되면서 수입을 잠정 보류한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산란계 농장 두곳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전통시장과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계란값을 올려야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수입을 결정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매일 24만개의 계란을 생산하는 충남 천안과 전남 영암의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발생했지만 공급 감소 물량은 하루 생산량 4500만개의 0.5% 수준에 불과하다"며 "AI가 계란 수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양계협회 산지 거래가격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든 등급의 계란 산지 가격이 12월 9일부터 개당 4원 인하됐다. 수도권의 특란이 152원에서 148원으로 낮아진 것이 대표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발생한 AI가 공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 아니고, 방역 체계 개편으로 AI가 더 확산하더라도 예년과 같은 공급 대란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통업체가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수입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수입한 계란 물량은 국내산 계란을 사용하는 판매점 등에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국내산 수요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년에도 AI 발생 및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확산할 경우 즉시 계란이 수입될 수 있도록 검토해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