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오미크론 8% vs 델타 23%…세계 덮친 'O의 공포' 옅어지나

입력 2021-12-08 17:25
수정 2021-12-0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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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8% vs 델타 23%.’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의 중환자실 입원율이다. 오미크론 진원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 변이가 예상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7일(현지시간) AFP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이 ‘거의 확실하게’ 델타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작 후 2년간 코로나19 전망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고수해온 그다. 파우치 소장의 입에서 낙관론이 나온 것은 남아공 유행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남아공 보건당국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를 처음 확인한 것은 지난달 9일이다. 유행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중환자 비율은 크게 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델타 유행과 비교하면 오미크론 감염자 중 중환자 비율은 3분의 1에 그친다.

남아공 츠와네의 한 병원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환자 42명 중 산소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9명이었는데 모두 백신 미접종자였다. 나머지는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없거나 다른 질환으로 치료를 받았다. 샤비르 마디 남아공 위트와터스랜드대 백신학과 교수는 “무척 긍정적”이라며 “돌파 감염과 재감염 사례가 많지만 궁극적으로 입원 환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남아공 하우텡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해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환자는 2% 정도다. 델타 변이가 유행하던 시기 확진자의 11%가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각국이 코로나19를 주요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대응력을 높인 것은 전파력과 치사율 때문이다. 하지만 치사율이 낮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매년 독감이 유행해도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코로나19도 사회가 유행을 받아들이는 질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각국 정부가 외치고 있는 ‘코로나19와의 공존(위드 코로나)’이다.

남아공에서 중환자가 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여러 분석이 나온다. 백신을 맞았거나 코로나19에 감염돼 면역력을 키운 사람이 많은 게 원인 중 하나다. 재감염이 잘되지만 한 번 면역이 생기면 중증으로 나빠지진 않는다는 의미다.

화이자는 8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자사 코로나19 백신의 예방력이 중국에서 확인한 초기 바이러스와 비교해 확실히 덜 효과적이라면서도 “3차 접종을 하면 예방력이 극적으로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이는 실험실 연구 결과로, 화이자 백신 3차 접종을 할 경우 2회 접종 때보다 오미크론에 대한 항체가 25배 늘었다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이어 “내년 3월까지 오미크론 대응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미크론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지금까지 최소 57개국에서 오미크론 환자가 확인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