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22명 확진…시정 차질 불가피

입력 2021-12-08 17:23
수정 2021-12-08 23:57
서울시 공무원 22명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내년 예산안 확정 등 시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유의 서울시청 집단감염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까지 시 고위 공무원을 비롯해 총 2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4명이 확진된 데 이어 이날 18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22명 모두 서울시청 서소문청사(별관)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집무실이 있는 서울광장 쪽 본관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시는 확진자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140여 명에 대한 전수 검사에 나섰다. 추가 확진을 우려해 역학조사 후 밀접 접촉자를 분류했다. 시 안팎에선 이번 집단감염으로 시정 운영에 차질이 생겨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집단감염 발생 이전부터 시의회와의 충돌로 기한 내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던 내년도 예산안 논의가 미뤄지게 됐다.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진행하려던 예산안 본심사를 잠정 연기했다.

확진자 중에는 지난 6일 시의회 예결위 예산안 심사에 배석한 간부도 있다. 예결위는 6~8일 서울시를 상대로 종합질의를 한 뒤 15일까지 계수 조정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었지만,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은 16일이다.

시 관계자는 “예산안을 두고 서울시와 시의회 간 갈등이 깊었던 만큼 충분한 논의 기간이 필요한데 집단감염 변수까지 돌출돼 걱정스럽다”며 “이대로라면 준예산 편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준예산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아 그해 예산을 기준으로 이듬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다. 법정처리 시한 전까지 서울시와 시의회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준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서울 확진자 3000명 육박일각에선 “방역 최일선의 서울시가 정작 조직 내 방역엔 안일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서소문청사 공무원을 대상으로 별도 안내나 대응 지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8일 외부 행사도 예정대로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연말연시 내부 회식이나 방역수칙 준수 등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했다.

서울시청에서 10명 이상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당시엔 동작구 소재 사우나에서 나온 추가 확진자가 시청 서소문청사에서 근무하다가 동료에게 전파해 총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시 신규 확진자는 7일 기준으로 2901명에 달한다. 하루 신규 확진자로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신규 확진자가 3000명에 육박하며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면서 “사적 모임 6인 제한 등 방역 조치를 준수해달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