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기업 'AI 트랜스포메이션'도우미…"이젠 해외로!"

입력 2021-12-09 06:00

인공지능(AI)으로 고객사 디지털 전환을 돕는다는 기업은 어느덧 흔해졌다. 하지만 현장에선 각양각색 문제를 AI로 해결하려는 고객사 요청이 더욱 몰리며, 실패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AI 스타트업 애자일소다는 이런 상황에서 두각을 보이는 업체다. ‘최적의 기업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는 슬로건 아래, 100여 개가 넘는 현장에 AI 기술을 접목해냈다. 축적된 경험으로 삼성화재·한화생명 등 금융권을 포함해, 제조·공공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애자일소다는 2015년 창업됐다. 업체를 이끄는 최대우 대표는 ‘교수 CEO’이자 베테랑 연구자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럿거스대에서 통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현직 한국외대 통계학과 교수다. 학계와 산업계를 오가며, 1990년대 말부터 200건이 넘는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맡아왔다. 데이터 분석에 널리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 ‘R’을 국내에 최초로 소개한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오랜 시간 데이터를 다뤄온 최 대표의 경험은 애자일소다 AI 원천기술의 근간이 됐다. 올해 서비스가 재정비된 '디시전 인텔리전스 스위트' 브랜드엔 애자일소다가 개발한 이미지인식, 전이학습, 머신러닝 기술이 포괄적으로 녹아있다. AI 기반 광학문자인식(OCR) 솔루션 '트윈리더', 강화학습을 기반으로 기업 의사결정을 돕는 '베이킹소다' 솔루션 등이 브랜드 주요 구성품이다. 편의성 확보에도 주력했다. 플랫폼 위에 데이터를 올리는 형태만으로 AI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도록 했다. 고객사가 기존 시스템을 크게 변경할 필요가 없어, 안정성을 따지는 금융권에서 특히 호응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삼성화재는 심사영역에서 애자일소다 AI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머신러닝 플랫폼을 구축해 보험 심사 담당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AI 기반 OCR 기술로 자동차 번호판 및 계기판을 인식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한화생명은 소액 보험금 청구 분야에서 자동 심사 시스템을 구현했다. AI가 보험금 청구 데이터 1100만 건을 학습하고, 자동지급 판단 모델 6개를 형성했다. 고가 장비를 별도 구매하지 않고도, 비용 절감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과도 AI 서비스 개발에서 협력하고 있다.



실적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AI 스타트업으로선 보기 드문 모습이다. 2016년 5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작년 기준으로 50억5000만원까지 성장했다. 누적투자금액은 120억원 상당으로, 이달 시리즈C 투자유치가 진행되고 있다. 인력 유치에도 공을 들였다. 개발자를 꾸준히 확충하며, 지난해 79명 수준이던 인력은 올해 130명까지 늘었다. 기업공개(IPO) 시점은 2023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2019년 말 일본 시스템통합(SI) 업체 TDI와 파트너사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영업망을 꾸준히 넓혀온 것이 포석이다. 애자일소다 관계자는 “올해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선정하는 ‘쿨벤더 AI 핵심기술’에 아시아 기업 최초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며 “국내 영업을 확대함과 동시에, 내년도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시은 IT과학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