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생명보험 설계사 10명 중 6명은 일을 시작한 지 1년도 안돼 퇴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개 생명보험사 설계사의 13개월차 평균 등록 정착률은 41.5%로 집계됐다. 13개월차 정착률이란 1년 이상 영업을 이어간 설계사의 비율이다.
생명보험사 중 13개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이 가장 낮은 곳은 DGB생명으로 나타났다. DGB생명의 보험설계사 정착률은 7.1%에 그쳤다. 이어 KB생명(15.4%), 오렌지라이프(21.8%), 메트라이프(25.4%), 농협생명(26.0%), AIA생명(27.5%) 등 보험사의 설계사들이 13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뒀다.
보험설계사 정착률이 가장 높은 생명보험사는 ABL생명이다. 이 보험사의 13개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58.2%를 기록했다. 그 뒤로 미래에셋생명(52.3%), 푸르덴셜생명(49.6%), 삼성생명(47.7%), 한화생명(45.9%), 신한생명(42.7%) 순이었다.
12개 손해보험사 설계사의 13개월차 평균 등록 정착률은 57.6%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 역시 10명 중 4명은 퇴사하거나 일을 쉬고 있는 것이다.
하나손해보험의 13개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이 41.5%로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메리츠화재(46.3%)와 롯데손보(48.2%)도 정착률이 낮은 편이었다. 손보업계 빅3에 해당하는 삼성화재(68.0%)와 현대해상(68.9%), DB손보(69.8%)는 70%에 육박하는 높은 정착률을 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존 근무지를 잃은 분들이 보험설계사에 진입했다가 영업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퇴사한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소비자의 배경지식이 탄탄한 만큼, 재무 설계 능력 등 전문성을 갖춰야 한단 점도 설계사로 근무하는 데 장벽이 됐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