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화살촉인가…오미크론 최초 감염부부 신상털기

입력 2021-12-07 08:00
수정 2021-12-07 08: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국내 첫 확진자인 40대 목사 부부에 대한 신상 정보가 과도하게 폭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오미크론 찾았다"라는 제목으로 목사 부부의 얼굴과 이름이 나온 사진과 함께 부부가 다니고 있는 인천에 위치한 한 교회의 담임목사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 정보가 공개됐다.

이후 부부의 신상뿐 아니라 이들 부부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 얼굴, 이름까지 지역 맘카페,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목사 부부 결국, 신상 다 털렸다"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몇몇 네티즌들이 목사 부부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함께 스스로 정의롭다고 착각하며 인권침해, 명예훼손과 같은 범죄 일탈 행위를 일삼는다는 점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 속 화살촉과 비슷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 24일 나이지리아에서 귀국한 후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진행한 역학 조사에서 "공항에서 방역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고 거짓 진술을 했고, 이들을 태워준 지인 B 씨가 오미크론에 확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역 사회 내 'N차' 감염 가능성을 높였다.

이후 이들 부부에 대한 비난이 제기됐다. 이들 부부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이지리아는 백신 접종률이 10%밖에 되지 않는데, 다들 마스크를 쓰지 않는 분위기라 우리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주변에 백신을 맞은 사람, 안 맞은 사람 모두 증상은 비슷한 거 같다" 등의 말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강도는 더욱 커졌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부부에 대한 신상 털기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거짓말로 인해 사회적인 피해가 발생했지만, 개인정보를 일방적으로 폭로하는 건 범죄행위라는 것.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의 신상 정보를 무단을 공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