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50세 남성이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가짜 팔에 백신을 맞아 코로나19 백신증명을 받으려다가 들통이 난 가운데 해당 남성이 현지 의료진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크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종합지 라 레푸블리카는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주의 소도시 비엘라에서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주사를 접종하려던 간호사가 가짜 팔을 이용해 백신증명을 받으려던 남성을 적발해낸 가운데, 해당 남성이 50대 치과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치과의사 귀도 루소(57)는 가짜 팔에 백신을 맞으려다 사기죄 혐의로 조사 중이다. 현지에서 '안티백서'(Anti-vaxxer·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로 잘 알려진 루소는 범행 당시 실리콘으로 제작된 가짜 팔에 백신을 맞기위해 내밀었고 이에 이상함을 눈치 챈 간호사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그가 황당한 짓을 벌인 계기는 치과 영업을 하기 위해서 의료계 종사자는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하는 '그린패스'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자신의 치과 병원 입구에 '환자의 그린패스 제시는 전적으로 자발적'이라고 붙여 실내 시설에 들어갈 때 이를 제시해야 하는 당국의 방침도 거부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루소가 실리콘 팔을 내밀었을 당시 간호사는 처음에는 이 남성이 장애인인 것으로 판단해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수로 정상적인 팔이 아닌 인공 팔을 내밀었다고 판단했다는 것. 그러나 일부러 실리콘 팔을 준비해 내밀었다고 하자 34년 경력의 간호사인 부아는 분노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의 지성과 직업에 대해 어떤 존경심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피에몬테 주의 알베르토 치리오 주지사는 "장난같지만 정말 믿을 수 없는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면서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 사회 전체가 지불한 인명, 사회적, 경제적 비용의 희생을 생각해보면 정말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소는 지난 2016년에도 치과 기공사와 손잡고 불법적으로 치과를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