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전자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삼성 인사 시즌의 막이 올랐다. 예년대로라면 물산, 중공업 등 비금융 계열사, 생명 등 금융 계열사의 순서로 사장단 인사가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후속 인사의 폭도 당초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인사를 통해 조직 전반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르면 이번주에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사로 인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분위기대로라면 인사 폭풍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후속 임원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삼성 계열사들은 사장단 인사 후 2~3일 지난 시점에 임원 인사에 나섰다. 지난해 전자 계열사들은 사장단 인사를 12월 2일, 임원 인사를 이틀 뒤인 4일 단행했다.
업계에선 올해 역대급 발탁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젊은 인재들의 등용문을 넓히기 위해 임원 직급을 간소화하고 직급 정년도 없앤 만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롤모델이 될 만한 인사가 줄을 이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LG그룹 등이 사상 최대 규모 신규 임원 선임을 통해 ‘젊은피’ 수혈에 나선 점,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팀장급을 공격적으로 스카우트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길’을 갈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천명했다”며 “선배들과 다른 관점을 지니는 30~40대 젊은 임원을 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