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그제 4954명으로, 월요일 집계 기준 최다를 기록했다. 전파력이 강한 신종 오미크론 감염이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에서도 처음 발생해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더 심각한 것은 인공호흡기, 심폐장치 등이 필요한 위중증 환자 폭증과 치명률(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 상승이다. 확진자가 늘더라도 효율적인 방역대책으로 위중증 환자가 적다면 그나마 걱정이 덜할 것이다. 그러나 위중증 환자는 이달 들어 700명대로 올라선 뒤 연일 최다를 갈아치우며 그제 774명을 기록했다. 10월 초만 해도 0.5%를 밑돌던 치명률도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한 지난달 초 1.0%를 넘었고, 이달 초엔 1.5%까지 치솟은 뒤 1% 전후에서 낮아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치명률을 낮출 정부 대책이 안 보인다는 점이다. 병상 고갈 등으로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에 몰리면서 대기 환자만도 1000명에 육박한다. 위중증 환자가 입원 대기 중 손쓸 겨를 없이 사망한 사례도 지난 5주 동안 29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넓은 공터 등에 임시병상 설치, 중소병원 시설 개선 등 병상과 의료진 부족에 대비해야 한다고 숱하게 건의했다. 그러나 이런 기본적인 대비조차 소홀히 한 채 병상확보 행정명령만 내린다고 공간과 인력이 부족한 병원인들 금세 뚝딱 만들 수는 없는 처지다. 다급해지자 준비도 없이 ‘집에서 치료하라’고 하니 이런 직무유기가 어디 있겠나.
12~18세 청소년 백신 접종 문제도 오락가락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한 달 전 수도권 전면 등교를 할 때만 해도 학생 감염 위험이 크지 않다며 개인 자율에 맡겼다. 그러다가 이제 와서 내년 2월부터 학원·독서실·도서관 등 이용 시 청소년에게도 ‘백신 패스’(접종완료 증명)를 적용하겠다고 하니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것이다. 물론 3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청소년 접종률을 끌어올릴 필요는 있다. 그렇다면 뒤늦게 강압적 방식으로 할 게 아니라 애초부터 부작용에 대한 과학적 설득 등 세심하게 접근해야 했다. 정부의 방역대책은 마스크 대란에서부터 백신 확보와 부스터샷 실기(失機), ‘백신 패스’ 논란까지 단계별로 총체적 실패를 거듭했다.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킬 대책과 능력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