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창 무학, 염창 동아3차 등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강변 노후 단지가 리모델링 사업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이들 단지는 용적률이 300%를 웃돌아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이 유리하다. 등촌동과 가양동 등 인근 노후 단지들이 줄줄이 리모델링 사업에 나선 것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모델링 기대에 아파트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염창 무학, 연내 조합 설립 추진
염창동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든 단지는 염창 무학아파트다. 1999년 3월 준공된 이 단지는 최고 18층, 5개 동, 273가구로 이뤄져 있다. 용적률이 322%로 높다.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지난 7월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후 1개월 만에 사전 동의율 54%를 돌파했다. 지난 9월엔 평면과 분담금 초안을 확정했다. 곧바로 정비업체와 설계업체를 선정해 설계 개요 및 조감도 구성 등을 마쳤다.
이 단지는 수평 증축 방식으로 진행하되 동과 동 사이 공간을 메우는 방식으로 별동을 증축해 총 29가구를 늘릴 계획이다. 사업비는 1100억원 남짓이다. 추진위는 최근 건설사 다섯 곳을 불러 주민 설명회를 연 뒤 조합설립 동의서 징구에 나섰다. 동의율은 30%를 넘었다. 신형준 염창 무학 리모델링 조합설립 추진위원장은 “단지 규모가 작아 연내 동의서 징구를 마치고 조합 설립 신청서까지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초 조합 설립 후 상반기에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 급행역인 염창역까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올림픽대로와 최근 지하화된 서부간선도로, 안양천로, 월드컵대교로가 가깝다. 리모델링 추진 소식에 집값도 오름세다. 전용면적 59㎡가 지난 10월 8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리모델링 추진 전인 지난 6월 같은 면적이 6억8500만원에 손바뀜한 것과 비교해 1억7500만원 상승했다. 통합 리모델링 가능성염창 무학 바로 옆 염창 동아3차 주민도 최근 추진위를 구성하고 리모델링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전 동의율 조사를 위해 동 대표 간 협의를 진행 중이다. 1999년 지어진 이 단지는 8개 동, 570가구로 구성돼 있다. 용적률이 376%로 높아 리모델링 사업으로 가닥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염창동 내 리모델링 사업은 인근 등촌동과 가양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 준공된 등촌 부영은 지난 10월 도시계획 승인을 받으며 리모델링 사업 인허가 과정의 첫 관문을 넘었다. 건축심의 접수를 준비하고 있다.
등촌5단지와 강변3단지는 추진위를 설립해 주민 동의서를 징구하고 있다. 등촌2단지도 추진위를 설립해 소유주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모두 1992~1995년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다. 신 추진위원장은 “인근 지역에 있는 비슷한 규모 단지가 잇따라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데다 리모델링은 초과이익 환수나 공공기부 같은 규제도 없어 (리모델링에) 도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5·6차와 대원 등 7개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문래동처럼 염창동 일대에서도 통합 리모델링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염창동 일대 노후 단지가 300가구 안팎의 소규모인 데다 1999~2000년대 초반에 지어져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염창동 K공인 관계자는 “20년이 넘은 중소 단지가 수십 곳이어서 통합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한강변 입지라는 특수성도 갖고 있어 사업성은 충분할 것”이라고 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