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안의 금융비서’라 불리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의 막이 올랐다. 마이데이터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소비자의 금융정보를 한데 모아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시중은행과 보험사, 신용카드사, 증권사 등 전통 금융사들뿐 아니라 핀테크 기업들도 속속 자체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마이데이터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받은 53개 금융사 가운데 17곳이 지난 1일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핀테크 업계에선 뱅크샐러드와 핀크가 시범 서비스 사업자에 이름을 올렸다. 본격적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데 핀테크 기업 중에선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핀다, 한국신용데이터, 보맵, 해빗팩토리 등이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뱅크샐러드는 대출 잔액과 금리 및 상환 정보, 주식 보유 수량, 카드 결제 내역, 포인트 현황 등 상세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서비스 속도도 대폭 개선됐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기존 스크래핑 방식에 비해 마이데이터 표준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기반의 통합 인증을 이용하면 연동 시간이 90% 이상 줄어 2~3분 내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핀크는 마이데이터 개시를 계기로 자산관리 서비스와 ‘핀크리얼리’를 리뉴얼 오픈했다. 먼저 가상자산을 등록해 자신이 보유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실시간 시세변동에 따른 손익, 수익률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핀크의 금융 SNS인 핀크리얼리도 개편했다. 이용자들의 주목도가 높은 총 자산현황을 요약해 보여주고 타인의 월별 금융거래 내역을 볼 수 있게 설계했다. 권영탁 핀크 대표는 “금융 데이터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고객의 생애주기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들을 맞춤 제안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출비교 플랫폼 핀다는 마이데이터 시행을 계기로 고객이 앱에서 대출 상환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핀다 앱에서 대출조회와 실행은 ‘원스톱’으로 할 수 있지만 상환의 경우 고객이 각 금융사 앱에 들어가 해야 했다. 다중채무자 등이 여윳돈이 생겼을 때 어떤 대출을 먼저 갚는 것이 유리한지 등을 설명해 주는 계산기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혜민 핀다 대표는 “지금은 고객이 직접 숫자를 입력해야 계산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마이데이터를 통해 일종의 ‘자동 계산기’로 거듭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