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과 美 대선 맞붙었던 밥 돌 前 상원의원 별세

입력 2021-12-06 18:17
수정 2021-12-07 00:21
1996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재선 도전에 나선 민주당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맞붙었던 유력 정치인 밥 돌 전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8세.

돌 전 의원은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의 상징적 존재이자 미국 보수주의 정치 거물로 통한다. 그는 지난 2월 자신이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1923년 캔자스주에서 태어난 돌은 2차 대전 기간이자 의사를 꿈꾸는 대학생 시절이던 1942년 예비군에 등록했고, 이듬해 현역 군인으로 소집됐다.

1945년 이탈리아에 투입돼 오른팔이 영구 불능이 됐다. 정치로 진로를 바꿔 1951년 캔자스주의회 하원의원이 됐고, 1961년부터 네 차례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또 1969년부터 1996년까지 캔자스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을 맡았다. 공화당 원내대표이던 1993년 클린턴 행정부에서 1차 북핵 위기가 터진 이후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협상 전략을 비판하며 북한의 핵 미보유 확인, 핵 계획 중단 때까지 북한에 경제 지원을 하면 안 된다는 강경론을 펼치기도 했다.

수차례 대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1980년과 1988년 공화당의 당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고, 1996년에는 클린턴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었다.

정치에서 물러난 뒤에는 참전 용사와 전몰 장병 추모 사업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1997년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유의 메달과 2018년 미국 최고 훈장 중 하나인 의회 명예훈장을 받았다. 2016년 미 대선 때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낸 인사 중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작년 대선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 등 대선 불복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4년간 상원에서 한솥밥을 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돌 전 의원에 대해 대공황을 겪고 2차 세계대전에서 싸운 이들을 칭하는 ‘위대한 세대’의 전쟁 영웅이자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이라고 기렸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