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는 최근 캘빈클라인 속옷 모델로 발탁돼 미국 뉴욕 대형 광고판을 장식했다. 제니가 이 광고에서 입은 제품은 브라렛. 브라렛은 브래지어와 달리 몸매 보정을 위해 몸을 조이는 와이어나 몰드컵이 없는 홑겹 제품으로 최근 편한 속옷을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속옷 스타트업 인에이는 7년 전인 2014년 국내에 브라렛을 처음 선보였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브라렛 브랜드가 하나둘 생겨나던 당시 국내 속옷 업체 중 처음으로 브라렛을 직접 디자인하고 생산하기 시작했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인에이의 김현 대표(사진)는 “해외여행 중 브라렛을 처음 보고 ‘이게 내가 할 일이구나’ 싶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인에이가 국내 여성 사이에서 인기 높은 브라렛 브랜드로 자리잡게 된 원동력은 독창적인 디자인이다. 기존 속옷은 대부분 위아래 색상이 같다. 인에이는 이런 고정관념을 깼다. 아이보리 브라에 검정 팬티 등 색다른 조합을 도입했다. 젊은 층은 ‘수영복 같아 신선하다’며 열광했다.
일상복 브랜드처럼 봄·여름(SS), 가을·겨울(FW) 등 계절마다 새 제품을 선보인 것도 차별화 전략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속옷은 ‘시즌’ 개념이 없지만 인에이는 디자이너 브랜드처럼 매해 SS, FW 시즌마다 10~20개 라인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에이는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인 일반 속옷 브랜드와 달리 다품종 소량 생산한다. 취향이 다양한 젊은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했다. 이를 위해 인에이는 스타트업임에도 자체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속옷 브랜드 가운데 좋아하는 제품이 없어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속옷을 왕창 사오는 20~30대가 많은 데서 착안해 합리적인 가격의 편하고 예쁜 속옷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창업에 나섰다”고 했다.
창업 초기 기업이 맞닥뜨리는 ‘죽음의 계곡’을 넘어 10주년을 맞은 인에이의 다음 목표는 ‘국민 속옷’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모든 여성의 속옷함에 인에이 제품이 최소 하나 이상 들어갈 수 있도록 더 편하고 예쁘고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