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축은행들의 수신금리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2.7%대에 달하고 적금에선 최고 연 6%의 이자를 주는 상품도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고 있어 매달 이자를 따박따박 받을 수 있는 고금리 저축은행 예·적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 초까지 오름세 지속될 듯”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3일 기준 연 2.35%(1년 만기)였다. 2년 만기와 3년 만기 상품은 각각 연 2.37%와 연 2.39%로 집계됐다. 6개월 만기 상품은 평균 금리가 연 1.52%로 중장기 상품과 격차가 크다. 지난 7월만 해도 연 1%대에 머물던 예금 금리는 8월 연 2%대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비교공시에 따르면 3일 기준 가장 높은 정기예금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대 연 2.72%(1년 만기)를 제공하는 대한저축은행이었다. 스타저축은행의 ‘스타e 정기예금’이 연 2.71%로 뒤를 이었다. 5대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선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연 2.52%로 가장 높은 예금 금리를 주고 있다. SBI·OK·웰컴저축은행은 최대 연 2.50%, 페퍼저축은행은 연 2.47%를 제공한다.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최근 ‘뱅뱅뱅 정기예금’과 ‘크크크 정기예금’ 금리를 연 2.61%에서 연 2.7%로 올렸다. 두 저축은행은 6개월만 맡겨도 최고 연 2.41%의 금리를 주는데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저축은행들은 대개 비대면 가입 고객에게 연 0.1% 정도의 우대금리를 주고 있는 만큼 앱을 통해 정기예금에 가입한다면 편의성과 금리 혜택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로 올린 데 이어 내년 상반기께 추가 인상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저축은행 예금 금리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연시 예금 만기가 도래하는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어서 일각에선 연 3%대 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이 조만간 등장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내년에도 전 업권에 강한 대출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마냥 수신액을 늘릴 수 없어 향후 예금 금리 인상에도 어느 정도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금 상품 최고 금리 연 6%적금에서는 웰컴저축은행의 ‘웰뱅 든든적금’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최고 연 6% 금리(1년 만기)를 제공한다. 신용점수가 낮을수록 더 높은 금리를 주는 게 특징이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2%지만 신용점수가 350점 이하면 3%포인트, 350점 초과 650점 이하면 2%포인트, 650점 초과 850점 이하면 1%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웰컴저축은행의 첫 고객에겐 1%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추가된다.
웰컴저축은행의 ‘웰뱅하자 정기적금’과 페퍼저축은행의 ‘페퍼룰루 2030적금’이 최고 연 5% 금리로 두 번째로 높았다.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스마트저축은행, DB저축은행 등도 최고 연 4% 이상 금리의 적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적금 상품은 월 납입 한도가 작고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복잡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가령 웰뱅 든든적금의 월 최대 납입 금액은 30만원에 불과하다. 자동이체 설정, 마케팅 수신 동의, 제휴 신용카드 발급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이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 금리 숫자가 높다고 해서 저축은행 적금에 가입했다가 절대적인 이자 수익이 많지 않아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저축은행 대다수가 수신액의 90% 가까이를 예금에서 채우고 적금 상품은 마케팅이나 이벤트 차원에서 내놓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이 용돈 등 소액을 저금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한 목적이라면 적금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