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3일 밤 울산의 한 식당에서 만나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한 가운데, 이날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둘의 얼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를 두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국민들은 코로나로 너무 힘든데, 국민의힘은 술집에서 회의하기로 정했나.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맹비난했다.
황 씨는 4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와 윤 후보, 김기현 원내대표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합리적 의사결정은 대체로 맑은 정신에 모여 회의를 해 얻는다. 뒤에 그 결정을 축하하는 술자리를 가질 수도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야합은 대체로 술자리에서 이성을 마비시킬 정도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면서 하게 된다. 야합은 또 다른 야합을 불러오고 뒤의 야합이 앞의 야합을 뒤집고 이를 본 또 다른 세력이 야합을 시도하기 마련"이라며 "야합 정치는 한국 정치판의 고질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제가 남긴 폐습 중 하나가 '요정 정치'다. 요정에 모여 술을 마시면서 서로의 이권을 조정했다. 그게 1980년대 이후 룸살롱으로 넘어갔다. 야합은 늘 술과 함께했다"며 "요즘 정치인은 대놓고 국민 앞에서 술을 마시며 야합하는 꼴을 보여준다. 일제의 정치모리배도 이러지 않았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오후 이 대표가 있는 울산을 찾아 '당대표 패싱' 등으로 빚어진 갈등을 봉합하는 데 성공했다. 이 대표가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불만을 갖고 잠행을 시작한 지 사흘 만이다.
이날 울산 울주군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뒤 윤 후보와 이 대표, 김 원내대표는 "대선에 관한 중요사항에 대해 후보자와 당대표, 원내대표가 긴밀히 모든 사항을 공유하고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까지 이뤄진 가운데, 국민의힘은 오는 6일 마음이 한결 가벼운 상태에서 발족식을 치르게 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