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 시장도 '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서울에 이어 수도권인 경기도까지 이런 분위기가 옮겨붙으면서 집값이 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3일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주간 아파트 수급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99.3을 기록하며 100 이하로 떨어졌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5월25일(99.7%)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의 비중이 커지고 있단 얘기다.
서울에서는 이 지수가 벌써 3주 연속 100 아래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0으로 전주(98.6)보다 다소 낮아졌다. 지난달 셋째 주(15일) 이후 이 상태다.
매매심리가 악화한 것은 먼저 올 들어 급등한 집값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도권 집값은 15.87% 뛰었다. 경기도는 20.30% 올랐고, 인천은 21.95%, 서울도 6.32% 상승했다.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수요자들 사이에 고점 인식이 확산, 선뜻 매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도 예고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경우 DSR이 적용되고 내년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 초과로 DSR 규제가 확대되며 DSR 산정 때 카드론도 포함된다. 집값은 올랐는데 대출 요건은 깐깐해지면서 매수가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게다가 기준금리도 올라 이자부담도 커졌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00%로 기존보다 0.25%포인트를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등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 대출금리가 기존보다 더 오를 수 있단 뜻이다.
이처럼 매수하겠다는 사람들이 자취를 감춘 가운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돼 매도를 고민하는 집주인들도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한 달 전 4만3154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현재 4만4987건으로 4.2% 증가했다. 경기도는 더 늘어 한 달 전 7만3천376건에서 현재 8만122건으로 9.1% 증가하며 8만건을 돌파했다.
때문에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25일) 기준 서울 강북구 매매변동률은 0.0%를 기록, 보합세로 전환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