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후원시장에 새로운 기업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춤했던 기업들까지 다시 후원시장을 노크하면서 역대 가장 치열한 ‘스토브리그’가 펼쳐질 전망이다. KLPGA투어 선수들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는 기업 수도 2년 만에 다시 50개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확실한 마케팅 채널”…업종 불문 ‘기웃’
KLPGA투어 2021시즌이 끝난 지 2주가 지난 3일 현재 골프단 창단을 확정한 기업만 3개다. 치킨 브랜드 ‘노랑통닭’의 노랑푸드는 지난 2일 KLPGA투어에 ‘노랑통닭 골프단’을 창단한다고 밝혔다. 안강건설과 대보건설도 골프단 창단 계획을 확정하고 선수단 구성을 마무리하고 있다.
KLPGA투어에 따르면 1부 투어 선수들의 메인 후원사로 참여한 기업은 지난해 53개(시드순위 상위 70명 기준)였으나 올해는 41개로 줄었다. 하지만 내년 시즌을 앞두고 이미 3개 기업이 새로 골프단을 창단하기로 했다. 게다가 골프단을 구성하지 않고 선수 한 명만 후원하는 기업을 포함하면 올해 후원시장에 참여하는 기업이 다시 50개를 넘을 것이라는 게 골프업계의 중론이다.
노랑통닭의 사례가 보여주듯 골프 후원 기업들은 더 이상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KLPGA투어에 따르면 2012년 후원 기업의 업종은 7개(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였으나 2019년 9개, 지난해 10개로 늘어났다. 광고회사 이노션 관계자는 “골프가 기업 간의 마케팅이나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한정됐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대중에게도 어필하는 성공 보증 마케팅 채널이 됐다”며 “업계에선 후원사가 투자 금액 대비 4~5배의 홍보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1부 투어 포화로 2부 투어도 인기
노랑통닭은 창단 첫해에 선수단을 드림(2부)투어 소속 선수만으로 꾸리기로 했다. 선수단 규모는 김보령(26), 신의경(23) 등을 포함해 1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노랑푸드 관계자는 “1부 투어에서 뛰다가 올해 2부 투어로 내려왔거나, 2부 투어로 처음 올라온 선수 등 성장 가능성에 따라 계약금을 차등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노랑통닭은 모기업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이미 1부 투어 선수를 포함해 골프단을 구성했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드림(2부)투어 후원사로도 참여하고 있는데, 자사 소유인 큐로CC에서 드림투어 대회 3개를 여는 등 골프 마케팅이 성공적이었다고 내부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드림투어는 비록 녹화방송이지만 골프 채널을 통해 중계돼 대중과의 접점이 마련돼 있다.
단순히 선수를 금전적으로 후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함께 성장한다는 게 노랑통닭의 방침이다. 이를 위해 ‘스토리텔링’을 후원 사업에 입혔다. 노랑푸드 관계자는 “성장하고 있는 노랑통닭처럼 우리가 후원하는 선수들도 함께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후원 방향을 다르게 잡았다”며 “우리 선수들이 1부 투어에 승격한 뒤에도 적정 계약금과 함께 노랑통닭 로고를 달고 뛸 수 있도록 ‘1+1’ 계약을 했으며, 여기엔 함께 커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