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설치된 월패드가 일부 해킹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월패드는 도어록 조명 난방 등 가정 내 시설과 장치를 원격으로 작동하거나 집 밖에 누가 왔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최근 한 해커는 이 월패드를 해킹해 아파트 내부를 촬영한 영상을 수집하고 돈을 받고 팔기까지 했다. 화질이 좋지는 않았지만, 얼굴이 크게 찍힌 미리보기 이미지는 당사자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 해커는 한 가정의 하루치 영상 가격으로 8000만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일반인의 사생활을 찍은 영상이 유포되는데도 마땅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홈네트워크 기술을 악용해 해킹을 통한 사생활 영상 유출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이용자의 세심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했을 뿐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당장은 이용자 개개인이 주의를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 월패드 카메라를 종이와 테이프를 붙여 가리면 불법 촬영을 막을 수 있다. 쉬운 비밀번호를 사용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바꾸는 것이 좋다. 보안업계에서는 세대 간 망 분리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해킹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월패드 제조업체들은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해킹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이번 월패드 해킹 사건과 같은 사생활 침해를 막으려면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재현 생글기자(이대부고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