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김지선(가명) 씨는 최근 신한은행 머니버스에 가입했다. 다른 은행과 증권사를 연결해 보유 자산을 한번에 확인해 재테크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올해 남은 공모주 청약도 꾸준히 노려볼 생각이다. 머니버스 내 캘린더를 누르니 12월달 공모 청약을 앞둔 기업들이 날짜별로 나타났다. 오는 6일부터 KTB네트워크 공모주 청약 일정이 시작된다고 떴다. 세부내용을 선택하니 '투자지표 알리미'로 연결됐다. 확정공모가는 5800원, 청약 기간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은행권에서 마이데이터 경쟁의 막이 올랐다. 각 은행별 앱이 '내 손 안의 금융 비서'로 기능하면서 소비자들의 재테크를 도울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를 받은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은 지난 1일 오후 4시부터 관련 시범 서비스를 출시했다. 마이데이터는 소비자가 원하는 사업자를 선택해 흩어져 있는 자신의 신용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자산관리와 컨설팅 등의 금융 서비스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시중은행들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자산관리'와 '재테크'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신한은행의 머니버스의 자산분석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비슷한 나이대는 어떤 금융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지 보여준다. 가령 30대 부자 또래는 펀드 주식 등 금융상품에 분산투자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식이다. 여행자금을 모으거나 집을 구매하는 목표 등을 설정해 구체적인 재테크 관리도 돕는다. 대출상환 플랜으로는 △3년 동안 1000만원 모으기와 같은 목표가 '맞춤제안'으로 떴다.
우리은행의 '우리 마이데이터'는 '미래의 나'를 통해 생애주기별 목돈이 들어가는 시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이어족이 목표라면 은퇴나이를 설정하고, 월 지출액과 재직기간과 월급여를 입력하면 은퇴 후 몇 년이 지나면 자금이 부족하니 연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식으로 조언한다. 동시에 개인형 퇴직연금(IRP)와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 상품도 추천한다.
하나은행의 '하나합'은 고객의 자산관리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자산을 연동하면 고객별로 자산관리 스타일을 보여준다. △원금보존 △수익추구 △목돈마련 △대출활용 등 8가지 항목의 비중을 다른 고객 평균과 비교해 가장 차이가 큰 자산관리항목으로 고객의 스타일을 정리해준다. 또래와 비교해 목돈마련이 부족한지, 대출을 더 많이 쓰고 있는 지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KB국민은행은 자산고수의 자산관리를 벤치마킹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머니크루'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닉네임을 설정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구독하면 재테크 고수의 자산 관리 방식을 참고하면서 자신의 재테크와 비교해 활용할 수 있다.
은행별로 차별화 서비스도 엿보인다. 하나은행의 '하나합'은 외환 투자 컨설팅을 제공한다. 목표를 설정해 달러 자산을 모으는 '환태크 챌린지'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맞춤 정부 혜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특징이다. 가족 구성원의 특성에 맞는 정부 및 지자체의 각종 혜택을 추천해, 영유아 양육비 등이 지원 대상인 지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실시한다.
기업은행은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아이원 자산관리'를 내놨다. 소비패턴 분석과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신용점수 관리, 부동산 시세정보, 청약 컨설팅, 미래연금 예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마련했다는 게 특징이다. 커리어 관리를 통해 본인의 모든 경력 사항을 확인하고, 재직 이력을 활용한 맞춤형 일자리 정보 제공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방은행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은행도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자산관리 서비스를 시행한다. 통합 금융정보 조회는 물론 자동차·부동산 시세, 청약 알림, 보험정보, 금융 캘린더, 챌린지 등의 서비스를 종합 제공해, 금융 비서 역할을 한다는 게 특징이다. 또 챌린지 서비스를 통해 기간 내 용돈 모으기 또는 대출 상환하기와 같은 도전에 참여, 목표 달성의 진행 상태와 성공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다만, 시범 서비스 출범 초기인 만큼 전반적으로 시스템 구동이 원활하진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금융기관의 정보를 연동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행되는 내년 1월1일 이전에는 이같은 오류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