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펀드, 미워도 다시 한번?

입력 2021-12-02 17:15
수정 2021-12-10 18:41

올 들어 자금이 급격히 이탈했던 금펀드에 다시 돈이 들어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여파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금값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주일 새 국내 금펀드에 약 3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한 달 동안 70억원, 6개월간 330억원이 빠져나갔던 것과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하던 금펀드의 수익률이 살아나자 자금 이탈이 멈추고 다시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국제 금 가격은 지난달 트로이온스(약 31.1g)당 1869.70달러까지 상승한 후 소폭 조정을 받고 있다.

금펀드는 연초 이후 -7.61%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50%에 달하는 3년 수익률과 달리 2년 수익률(19.06%)과 1년 수익률(-1.90%)은 이에 못 미친다. 최근에는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

금값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될 경우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트로이온스당 최대 3000달러까지 상승폭을 열어두고 있다. 반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행으로 금값에 악재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비트코인이 일각에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어 금값이 예전만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금값 상승에 베팅하는 이들 중 비교적 안전한 투자수단을 찾는 투자자들이 골드바 대신 금펀드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금 펀드 가운데선 ‘하이월드골드’(3.59%), ‘IBK골드마이닝’(2.29%) 등이 최근 3개월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금값 전망에 대해 “안전자산으로서 지위는 여전히 견조하다”면서도 “달러화 강세 현상은 금 가격의 하방 압력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 정상화에 취약한 귀금속 섹터에 대해서는 상반기 ‘비중축소’를 권고한다”고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