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0억 명 이상의 중국인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위챗 미니프로그램에는 사용자의 여권정보가 담긴 QR코드가 뜬다. 한국의 스타트업 로드시스템이 제공한 기술이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이를 이용해 택스 리펀드(tax refund·관광지 내국세 환급)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과거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오랜 시간을 들여 진행해야 했던 절차다.
장양호 로드시스템 대표(사진)는 “위챗 미니프로그램에 로드시스템 기술을 지난 6월부터 서비스 중”이라며 “택스 리펀드 한 번에 상품가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고 있다”고 했다.
2015년 설립된 모바일 솔루션 기업 로드시스템은 여권 본인 인증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여권에 붙어 있는 전자여권 칩의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옮겨 블록체인 암호화 기술과 생체인증, 근접무선통신(NFC)을 결합시켰다. 로드시스템은 이와 관련된 14개의 특허를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 출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로드시스템의 기술을 ‘비대면 보안 시범 사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성과공유회에서 KT와 최근 진행한 외국인 신원정보 확인 실증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장 대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국내 체류 외국인 비대면 서비스까지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여권을 활용한 신원인증 서비스는 택스 리펀드부터 외국인 원격 근로계약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드시스템은 한국무역협회 테스트베드 실증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연간 입장객 172만 명(2019년 기준)의 세븐럭 카지노는 외국인 신원인증 플랫폼을 이용해 출입인증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밖에 연간 입장객 289만 명의 강원랜드 카지노, 연간 이용객 7500만 명의 공항 스마트 패스 사업에도 서비스 접목이 가능하다. 은행과는 외국인 비대면 계좌·체크카드 개설, 통신사와는 외국인 선불폰 개통 등과 관련해 협업 중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