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03일 05: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코넥스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이 저조한 청약 경쟁률과 주가 하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이전 상장 기대감에 오른 코넥스 주가와 공모가를 코스닥 상장 과정서 투자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2일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 상장을 진행 중인 툴젠이 공모청약 첫날 25만주 모집에 122만5000주가 신청되며 4.9대 1로 끝났다. 둘째날 청약 신청이 몰리는 것을 감안해도 낮은 수준이다.
툴젠은 기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도 29대 1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을 냈다. 올해 IPO시장 수요예측서 역대 최저 경쟁률이다. 이에 공모가격도 공모가 희망밴드(10만~12만원) 하단보다 낮은 7만원으로 결정했다. 여기에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에서 자발적으로 3개월간의 풋백옵션(환매청구권)을 걸었다. 풋백옵션은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부진하면 주관사가 공모주 투자자로부터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다시 사준다는 약정이다.
그러나 이런 안정장치에도 공모 첫날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툴젠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 분쟁 리스크에다 바이오 시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코넥스 시장서 이전 상장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시선과 멀어진 것이 흥행 실패 요인으로 꼽혔다. 툴젠은 이전 상장 기대감에 올 초 10만원 미만이던 주가가 지난 11월 14만8300원까지 올랐다. 비싸진 주가를 근거로 코스닥 희망 공모가밴드를 산정한 셈이다. 그러나 수요예측이 저조한 성과를 내며 2일 기준 코넥스 주가는 9만원까지 떨어졌다.
툴젠 외에도 올해 코넥스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 10곳 중 대부분이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바이옵트로(2일 종가 7600원)는 상장 후 6500원 밑으로 주가가 떨어졌다가 현재 공모가(7500원)과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에브리봇(2만2200원), 에이비온(1만800원), 에스앤디(1만7750원) 등은 공모가보다 30~40% 가량 주가가 낮은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일 기존 코넥스 주주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공모가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올해 여러 차례 이런 경험을 보면서 코넥스 이전 상장 기업의 기관 수요예측에 참여를 꺼리게 됐다"고 전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