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억8100만원(역삼런던빌), 40억880만원(서초지웰타워), 88억8900만원(역삼 한국기술센터)."
이 정도 가치의 건물을 일반인이 살 수 있을까. 연봉 5000만원 받는 사람이 아무런 소비나 대출 없이 81~204년을 모아야 살 수 있는 액수다. 어디선가 연예인이나 기업인이 이런 건물을 샀다는 얘기만 소문으로 듣는다. 그런데 5000원 안팎으로 이 건물의 '조각'을 쪼개 살 수 있는 곳이 있다. 건물가치를 유동화해 조각을 내서 파는 부동산수익증권(DABS) 거래플랫폼 '카사'다. 일명 부동산(property)에 기술(technology)를 더한 '프롭테크(prop-tech)'다. 5000원 안팎인 DABS에 투자하면 1년에 네 번, 연 3% 가량의 임대배당수익이 나온다. 추후 건물이 팔리면 처분이익도 가져간다. DABS 가격이 오르면 DABS로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다.
카사코리아의 예창완 대표(31)는 "깁밥 파는 할머니가 30년간 모은 돈으로 건물주가 됐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어봤다"며 "카사가 있었다면 DABS를 모아 당장 건물주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서른을 넘긴 그는 민족사관고를 졸업하고 스탠포드에서 컴퓨터사이언스를 전공한 수재다. 예 대표는 2018년부터 1년여동안의 준비 끝에 2019년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정받아 마침내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카사가 1호 건물인 역삼런던빌을 상장한지도 1년이 지났다. 그간의 성과와 소감을 들어봤다.
-1년이 되셨는데 성과와 소감은.
▶제일 중요한 거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보안사고도 없이, 거래의 정지도 없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이슈가 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누적거래량이 250억 이상 달성됐고요. 최근에 건물 갯수가 늘어나서 거래량이 더 증가하고 있고, 13만8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실사용자는 얼마나 되나요
▶중요한 수치는 재방문률인데요. 이전 달에 들어왔던 사람들 중에 이번 달에 다시 들어오는 분이요. 현재 55% 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약에 몇가지를 푼다면 훨씬 더 높은 재방문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현재는 은행 계좌 한개(하나은행)만 할 수 있다는 게 궁극의 불편함이거든요. 하나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게 다른 은행 계좌를 열 계획은 있고요.
-거래량은 어느정도 나오나요.
▶작년 12월18일 1호(역삼런던빌) 상장해서 올해부터 거래를 하는데. 건물이 하나, 두개, 세개로 늘 때마다 승수효과가 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놀라운 사실이지만 런던빌에서 처음 배당줬을 때 신뢰가 확 올라갔대요. 증권신고서 보여주고, 임차계약서 보여주고. 이정도 수익률이라고 말씀드렸는데도 투자액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진짜 배당이 나오나. 그게 신뢰를 준 거죠.
500만원, 1000만원씩 입금하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런 분들이 가입을 1년 전에 하셨어요. 이제와서 입금하시는 거에요. 지켜보신 거에요. 근데 배당을 주나? 얼마를 주지? 그 다음에 가격은 어떻게 변동하지? 안정적으로 큰 변동성 없이 올라가는 걸 보여드리고 있고. 재밌는게 레코드가 생기니까 안정감을 느끼고 거기에 투자하시는, 포트폴리오의 분산을 위해서 투자를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재투자율 55%…신뢰가 바탕-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특히 신뢰가 우선시돼야 겠네요.
▶(고액투자자는) 정말 공모신고서 75장을 다 읽으시는 분들이에요. 하시다가 2억을 넣으세요. 진짜 신뢰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느냐, 세금으로 이슈도 없느냐. 극단적으로 플랫폼이 영업정지를 당하더라도 투자금을 보호받을 수 있느냐에요.
어떻게? 제가 창업했을 때 중요하게 생각한 게 명확하게 제도권 안에서 인가를 받거나 특례를 받아 보호를 하는 게 신뢰를 받는 길이라고 봤어요. 저는 투자하는 플랫폼과 소비하는 플랫폼의 마인드부터가 다르다고 봐요. 투자는 기본적으로 의심을 할 수밖에 없고, 리스크가 뭔지 따져봐야 하고. 근데 우리가 배달음식. 배달 시켰는데 늦게왔다? 그럼 안 시키면 그만인거거든요.
근데 여기다 1000만원 넣을까말까는 정말 큰 걱정이거든요. 대신에 신뢰가 쌓이면 바로 넣어요. 그래서 저희가 재투자율이 높아요. 1주라도 사본사람은 굉장히 많이 들어옵니다. 저희도 어떻게 한주라도 사게할까 고민이고요. 솔직히 막 광고할 수 있지만 신뢰라는 걸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으니까요.
-올라오는 건물의 질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동의합니다. 상품이 좋아야죠. 최소한 런던빌을 보면 왜 배당수익률이 4%인지. 계약서도 올려놓고, 공시지가는 친절하게 부동산 등기에 있어요. 감정평가도 돼있고요.
공모에 참여 안할 수가 없다라고 말씀드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감정평가가보다 공모가가 낮았어요. 감정평가가 시가의 89.7%, 공모가가 85%였어요. 저희는 어떻게 하면 앱에서 쉽게 보여줄 수 있을까. 감정평가서가 앱에 있지만 사실 잘 안 보이잖아요. 롤렉스 시계 같은 것들은 공시지가가 없지 않습니까. 내가 최소한도로 판단할 기준지표가 있어요. 이걸 어떻게 잘 보여주느냐가 저희가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등기부등본은 누구나 뗄 수 있고, 실거래가가 다 공시가 돼요. 최근에 런던빌 같은 경우는 블로그에 올해 거래가 됐던 주변 건물들. 얼마에 거래가 됐는지를 공지했어요. 주변 시세가 보이는 기능을 앞으로 넣을 예정입니다.
-어떤 건물을 상장하나요.
▶건물이 일단 접수가 되면 건물주 입장에서는 매도 희망가가 있을 것이고요. 2곳 이상 법인에서 감평가를 받고, 감평가와 희망가가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 실사를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서 건물주는 100억에 팔고싶다하시는데 감평해보니까 50억이다? 이건 공모를 하면 문제가 있죠. 그렇게 1차적으로 거르고요.
두번째는 실사를 통해서 하자가 없는지 봅니다. 재무회계·법률실사·시설/하자 확인 등을 업체 써서 진행하거든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상장심의위원회가 있어요. 저희 자료를 보시고 가부를 결정해주시고요. 그 다음에 증권신고서를 통해 금융당국에서 심사를 받죠. 그렇기 때문에 공정성에 더 명확한 절차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배당이 안정적으로 나와야하는데, 임차인들은 잘 관리가 되고 있나요
▶당연한 거지만 임차계약이 허위이면 안되는거고요. 실제로 계약사항으로 돼있는지. 이후에 배당이 됐을 때도 그렇게 나오는지가 중요한 거고. 임차인이 안정적이냐는 상당히 정성적인 거잖습니까. 우리 자체적으로 실사를 한다거나 상장위원회 입장에서도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다 공개를 하고 있고. 앱에 올린 공시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도 증권신고서에 다 담아서 철저하게 신고서를 제출하고 있거든요. 그런 모든 게 충족이 돼야 증권이 발행되는 구조입니다. 부동산 양도세 없어…건물 시세차익 늘릴 것-거래량이 나오는데 가격변동이 크지가 않더라고요.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인 것 같습니다.
▶동의해요. 사실 그래야되고. 부동산이라는 게 하루 만에 두 배가 뛸 순 없어요. 소위 말하면 시가조작을 누군가 하고 있다는 걸 감지해야하는거고. 그걸 위한 안전장치(상한선 30%)는 물론 있고요. 저희가 예상하는 그래프는 점진적인 우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건물이 팔리면 가치가 급등할 순 있죠. 올해 1분기에만 실거래가 상승률이 7%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임대배당수익률(3%)은 낮은 편인 것 같은데요.
▶저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지만 임대배당수익률이 낮다고 좋지 않은 건물이고, 높다고 투자상품성에 문제가 있다 이런 건 아니에요. 오히려 강남지역의 건물들은 대부분 배당수익률이 낮아요. 건물가격이 올라가서 낮은 거거든요. 당연히 건물가격이 올라가는데 임차료가 같이 올라가진 않잖아요. 낮은 임대수익이 오히려 또 하나의 지표인거죠.
여기는 오히려 시세차익이 빨리 올라갈 수 있는 지역인거고. 비강남이나 비오피스지역. 즉, 여의도 강남이 아닌 곳은 배당수익률이 서울 안에서도 높습니다. 어떤 곳을 보면 5%도 있고요. 왜 5% 일까를 보면 상대적으로 건물의 시세차익이 크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런 것들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배당수익률만 보고 건물의 가치를 판단하기보다는 어떤 건물은 시세차익을 보고 투자하고. 어떤 건 안정적인 배당을 보고 투자를 해야합니다.
-내부수익률(IRR)은 얼마나 될까요.(임대배당수익률과 처분이익을 합산한 수익률)
▶일반화해서 얘기할 순 없고요. 다만 서울 오피스 빌딩이 지난 20년간 평균적으로 얼마씩 올랐나. 7.2%에요. 배당수익률은 2%~5% 왔다갔다 하니까 대충 3.5%라고 하면 11%가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역삼런던빌을 보면 저희가 매각하진 않았지만 공시지가상승률은 21.31% 에요. 대한민국 평균이 9%인데 그 건물은 20% 올라갔어요. 강남구 평균도 14%인데요.
-건물을 매각하는 기준이 있나요.
▶매수를 희망하는 개인이나 주체가 나타나면 그 제안을 저희는 신탁사 통해 접수해서 수익자총회를 엽니다. 건물 한주라도 가진 분들에게 의뢰를 하고 찬반을 비대면으로 선택할 수 있게끔 총회를 열게돼있고요.
-보유세가 오르면 기대수익률도 떨어지고, 양도세가 내리면 올라가나요.
▶유권해석을 받아서 FAQ에 기재하는 세율은 배당소득세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양도소득세도 15.4%, 배당도 15.4%고요. 부동산 양도세는 적용되지 않죠. 혼자 런던빌을 120억에 직접 소유하고 있다고 해요. 그걸 120억에 팔았어요. 그럼 양도소득세가 40%가 나올거에요. 근데 똑같이 건물 전체를 카사 부동산수익증권(DABS)를 갖고계시고 이걸 누가 사간다면 15.4%에요.
-리츠랑 다른 게 뭔가요.
▶사실 저는 모든 리츠에 다 투자해봤어요. 큰 차이점은 세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1.리츠는 투자했을 때 없었던 자산이 들어가고, 그걸 내 의사결정과 상관없이 리츠 운용사가 정합니다. 나는 강남 빌딩에만 투자하고 싶은데, 혹은 물류센터에만 투자하고 싶은데. 주유소나 오피스까지 '짬뽕'된 거거든요. 자유도에 대해서 한계가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카사는 모든 건물이 하나씩 따로 올라오고요. 포트폴리오 구성을 자유롭게 배분할 수 있다는 게 하나 있고요.
2.두번째는 대부분의 리츠가 대기업이나 자산운용사들이 해요. 이유가 뭘까라고 생각하면 하나의 상장사를 기업공개(IPO)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요. 50억짜리, 100억짜리 건물로 리츠를 만들지 않습니다. 리츠 만드는 데 그만큼 들어가니까요. 대형자산 위주로만 편성될 수밖에 없어요.
그에 반해서 저희는 6~8주 안에 하나의 건물을 앱에 올릴 수 있고. 몇천 억 어치의 자산을 굴리는 게 아니라. 몇십억 짜리도 굴릴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으로 가면 어 나는 200억 짜리 투자해보고 싶은데? 그러면 리츠로는 살 수가 없다는 거죠.
3.물론 실제로 저희도 아직 해본 건 아니지만 잦은 매각을 통해 '인(in)'과 '아웃(out)'을 자주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걸 지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건물을 투자할 때 배당만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거라고 봐요. 금리가 많이 올라서 어떤 시중은행이 적금으로 연 4% 준다는데 3%로 되겠냐. 고정수익으로 4% 받는 것보다 3%를 받아가면서 언제든지 팔 수 있고요. 카사가 앞으로 매각을 보여주면서 실현시킬 수 있는 부분인 것 같고요.
리츠같은 경우는 2001년에 신설돼서 20년째 상장을 14개정도 한거거든요. 의외인 점은 매각 사례가 14건이 채 안됐다는 거에요. 포트폴리오 안에서 한두개가 매각되는 거잖아요. 그럼 전체로 봤을 땐 매각에 대한 수익이 희석이 되는 거죠. 10억 투자한 사람도-조각투자라고 해서 단순히 20·30대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자산가들도 관심이 많겠네요.
▶맞습니다. 50대 이상 투자자들도 고르게 분포하고 있고, 이들의 평균 투자금액도 20·30대에 비해 10배 정도 높아요. 돈이 많을 때 그걸 주식에 투자하기보다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고요.
그분들은 꼭 지켜야하는 자산이죠, 저희 부모님 세대를 인터뷰 하더라도 그런 니즈가 강하시더라고요. '아 내가 이미 은퇴했고, 나는 자금이 이정도인데…퇴직금이어서 다 주식에 넣는 건 힘들다.' 카사를 인지하기 시작하신 것 같아요. 저희도 안전자산으로 신뢰를 드리고 배당도 드리고 하면서 가려고 합니다.
-1인당 투자한도는 얼마나 되나요.
▶개인투자자는 연간 2000만원, 연봉 1억 이상 가지고 있는 소득적격자는 4000만원, 전문투자자라고 증권사에서 인정해준 분들은 무제한입니다.(앱에도 자격 변경할 수 있는 탭이 따로 있다.) 서류만 제출하면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 처음부터 2000만원 이상 넣으려는 분들은 아직까지 많지 않지만, 저희가 보고 있는 양상 중 하나는 아 일단은 100만원이면 100만원, 500만원이면 500만원 넣어보고 괜찮다 싶으면 다시 또 재투자하시는 경우가 있을 거라고 보구요.
-평균 투자액은 얼마나 되나요.
▶건물마다 평균 투자액은 100만원 정도고요. 청약 기준으로 보면 80~100만원 사이입니다. 재밌는 점은 중간값에 몰려있는 게 아니라 스펙트럼이 되게 넓다는 거에요. 양극화돼있다는 거죠. 100만원 이상 투자한 사람만 모아보면 평균 투자액이 400만원이에요.
한주라도 사보고 테스트해보겠다 하는 분들 쫙 있고요. 괜찮네 하시면 100만원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한다는 거죠. 어떻게 보면 봉준호 감독님이 '자막의 장벽을 넘기면 더 많은 영화를 볼 수 있다'고 비유를 하시잖아요. 신뢰를 할 수 있다라는 장벽을 한번 넘어가면 투자액이 확 늘어난다라는 걸 항상 생각하고 있죠. 저희도 한주라도 투자하게 만드는게 내부적인 목표기도 합니다.
가장 많이 하신 분은 개인으로서는 10억원이 넘어갈 거에요. 3000만원을 배당으로만 벌 수 있다는 거잖아요. 안정적으로 배당을 받다가 건물가가 안정적으로 오른다는 가정 하에 거액을 넣더라도 의미있게 갈 수 있다는 겁니다. 부모님 세대에게는 은퇴 이후에 노후자금을 운영할 수 있는 옵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앞으로 건물을 몇개까지 늘리실 생각이신가요.
▶서울 수도권의 중소형 매물만 봐도 300조원 이상 됩니다. 물건만 좋다면 다 카사에 잠재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생각하고요. 왜 더 많은 건물을 올리지 않느냐. 저희도 건물을 소싱하는 채널을 더 확보해야하고, 신뢰를 투자자에게 줘야하고요. 투자자가 늘어나서 더 많은 거래가 일어나면 더 많은 건물을 올릴 수 있는 거고요.
지난 1년간은 '카사가 뭐야? 어떻게 되는거야? 배당 어떻게 나오는거야?'를 보여준 신생아 기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청소년처럼 성장하는 과정을 앞둔 것 같아요. 기대가 큽니다. 전세계 건물주 될 수 있어-싱가포르에 진출하셨는데 건물 매입 계획은 있나요.
▶앱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건데, 저희가 받은 라이센스 범위는 전세계 자산이에요. 전세계 부동산 구조화상품을 다 올릴 수 있다는 겁니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다 참여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 있는 건물을 보고 계신가요.
▶해외부동산은 너무나 스토리가 달라요. 예를 들어서 시세차익이 미친듯이 올라가는 지역인 홍콩, 싱가포르도 있지만. 업앤라이징하는 호주 자산이 있을 수도 있고요.
근데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내가 아는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있어요. 한국사람한테 강남 빌딩을 파는 것과, 싱가포르 사람한테 강남빌딩을 파는 거랑 완전히 다르다는 거에요. 우리는 강남이 최고잖아요.
카사코리아도 왜 1,2,3호가 다 강남에 있나. 강남에 대한 임팩트가 숫자만으로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요. 앞으로 강남에 국한된 건 아닙니다.
아시아 지역에 있는 자산가들이 1차 타깃이 될 겁니다. 살진 않더라도 내가 투자했을 때 이해도가 있는 지역에 투자를 하고싶어 하시죠. 저한테 만약에 베트남, 한국에 있는 호텔이 얼마나 우량할지에 대한 판단을 맡기면 저는 몰라요. 일단 가본적이 없으니까. 싱가포르 자회사 경영진이 따로 있고요.
-회사 사옥을 사는 것도 생각하시나요.
▶나중에 그런 생각도 해요. 내가 다니는 회사 건물을 살 수도 있는 거죠. 그거만큼 확실한 게 어딨어요. 맨날 오니까. 실제로 이런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사업 제안을 들어보고 있고요. 회사 입장에선 건물을 팔아서 현금을 확보해야하는데 나가고 싶진 않으니까요. 맨날 출근하는 분들이 사면 좋지 않을까합니다.
그런 얘기 있잖아요. 30년간 한 건물에서 깁밥을 판 아주머니가 돈을 많이 벌어서 건물을 샀다. 그 할머니는 카사가 있었다면 꾸준히 30년동안 차곡차곡 건물을 사면 되는 거잖아요. 그런 상상을 창업할 때 많이 했어요. 결국 저희가 어떤 즐거움을 주느냐인데, 원래는 경험할 수 없었던 즐거움인거죠.
2019년 금융위원회에서 인가를 받을 때 많은 질문이 들어왔던 거였어요. 이게 왜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나. 비즈니스로도 의미가 있지만, 사회적으로 어떤 좋은 임팩트를 주는 거냐. 저희가 강조했던 것 중 하나가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임차인도 건물을 살 수 있으니까. 내가 건물의 값을 올리는데 내가 투자를 못하기 때문에 내가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쫓겨나잖아요. 내가 5%를 소유하는 순간 그만큼 월세를 안 낼 거 아니에요. 시세차익도 누릴 수 있고요.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