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캠프 물러나라" 윤영찬 의원 협박범, 1심에서 실형

입력 2021-12-02 11:07
수정 2021-12-02 11:14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협박성 메일을 보낸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2단독(부장판사 한경환)는 2일 협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씨(47)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며 "징역형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벌금형 이상의 전력이 없고 양극성 정신질환을 앓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했다.

박씨는 지난 8월 윤 의원에게 "이낙연 캠프에서 사퇴하라"며 윤 의원의 가족·의원실 여성 직원들을 협박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경선을 벌이고 있었고 윤 의원은 이 후보 캠프의 정무실장이었다.

박씨가 보낸 협박 메일은 '이재명 지사님 당선을 위한 광주 이리들'이라는 이름으로 발송됐다. 메일에는 윤 의원의 가족뿐 아니라 의원실 여직원들의 집과 동선을 파악했다며 납치해 성범죄를 벌이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이 지사에게 부정적 기사를 쓴 일부 기자들의 집을 파악했다는 내용까지 담겼다.

박씨는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이날 박씨 측은 "피고인은 우연히 만난 대학생들에게 휴대폰을 중고로 싸게 샀을 뿐 그와 같은 협박 메일을 보낸 사실이 없다"며 "이전 주인이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박씨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의원은 협박 등 혐의로 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경찰은 지난 9월 박씨를 검거했다. 박씨는 지인의 물건을 훔친 혐의, 지난 5월10일 입국한 후 자가격리 기간 도중에 집을 벗어난 혐의 등으로도 함께 기소됐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