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중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이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2분위 아파트 평균가격은 8억7104만원으로 전달(8억7909만원) 대비 0.92% 떨어졌다. 같은 기간 3분위 가격도 평균 11억126만원에서 11억70만원으로 0.05% 하락했다.
2, 3분위는 서울 아파트 가격을 다섯 구간으로 나눴을 때 각각 하위 20~40%, 40~60%에 해당하는 중저가다. 2분위 평균은 2019년 10월 이후 2년1개월 만에 처음으로 내렸다. 3분위 하락도 2019년 6월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1분위(하위 0~20%)는 평균 5억7094만원으로 전월보다 1.35% 올랐다.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서민용 고정금리 대출인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기준선(6억원) 이하여서 매수세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고가 아파트인 4분위(14억5601만원)와 5분위(23억6127만원)도 각각 1.21%, 2.36% 올랐다. 대출 규제 등으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값은 내리는 반면 반포 등 강남권의 고가 아파트는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아파트 면적별로 구분했을 때 전용 40㎡ 이하 소형 주택형은 2개월 연속 하락세다. 2019년 6월(3억4828만원)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오다가 지난 9월(5억4516만원) 정점을 찍고 10월 5억3889만원, 지난달 5억3446만원 등으로 하락 중이다. ‘상계주공9단지’ 전용 41㎡는 지난 8월 6억2800만원(3층)에 신고가를 찍었다가 지난달 5억9500만원(3층)으로 떨어졌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조이기’ 등으로 노도강에서는 즉시 입주 가능한 매물도 급매로 나오고 있다”며 “15억원이 넘는 강남권과 마포 등의 고가 아파트는 원래 담보대출이 안 되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