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수·D램값 상승…삼성전자 4% 올라

입력 2021-12-01 17:43
수정 2021-12-02 02:03
삼성전자가 6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 대규모로 빠져나갔던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유입된 데다 D램 현물 가격이 오르며 주가도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일 4.35% 오른 7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우는 이날 7.36% 오른 6만8600원으로 보통주와의 격차를 좁혔다.

수급 변수와 업황 변수가 맞물렸다. 전일 한국 증시에서는 MSCI지수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위해 외국계 패시브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갔다. 삼성전자도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오미크론 확산에 대한 우려에도 ‘안전자산’인 달러 지수가 오히려 하락하면서 신흥국(EM)으로 패시브 자금이 다시 유입됐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도 ‘덜 오른’ 종목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졌다.

반도체 업황 측면에서는 D램 현물 가격이 약 6개월 만에 반등한 상황에서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온 게 영향을 미쳤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요 시장인 대만의 D램 현물 가격이 지난주부터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전환한 데 이어 이보다 규모가 작은 시장인 중국의 D램 현물 가격도 12월 들어 반등을 시작했다”며 “D램 현물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물 가격은 고정거래 가격을 선행한다. 내년 1분기에는 고정거래가격이 하락하겠지만 2분기부터는 가격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비대면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는 것도 반도체 기업에는 호재다. ‘반도체 겨울론’의 주된 근거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되면 PC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였는데, 예상보다 수요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집과 회사에 모두 PC를 구비하려는 수요가 생겼다”며 “아이폰13 판매량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스마트폰 판매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