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환자 확인 3주 만에 6대륙 번진 오미크론…22개국서 보고

입력 2021-12-01 16:12
수정 2021-12-0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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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거세다. 중남미 대륙 브라질에서도 환자가 보고되면서 남극을 제외한 6개 대륙에서 모두 확진자가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첫 환자가 확인된 지 3주 넘게 지난데다 전파속도가 빨라 국경봉쇄 만으로 확산을 차단하는 건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각국이 백신 접종을 확대하고 마스크를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방역 대응을 강화하는 배경이다.

브라질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확인된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남아공을 여행하고 돌아온 부부다. 이들은 남아공 현지에서 출발 직전 받은 검사에선 음성이 나왔지만 상파울루 인근 공항으로 귀국한 뒤인 지난달 25일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가벼운 독감 증상만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 지역에서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변이가 처음 유행한 아프리카에 이어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북미를 거쳐 남미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오미크론은 남극을 제외한 6개 대륙에 상륙했다.

앞서 벨기에에서 지역감염 의심사례가 나온데 이어 독일에선 지역사회에서만 생활을 하다 이 변이에 감염된 환자가 나왔다. 작센주에 사는 39세 남성 환자다. 해외에 다녀오거나 외국인과 만난 적도 없어 이미 지역사회에 오미크론 변이가 퍼져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왔다.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나이지리아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입국 제한 조치를 도입한 나라는 최소 70곳이다. 남아공 공중보건전문가인 살림 압둘 카림은 지난달 29일 보건부 기자브리핑에서 "남아공에서 오미크론 첫 환자가 확인된 것은 11월 9일"이라며 "이미 많은 나라에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국경을 봉쇄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역 수단이 아니라는 취지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오미크론 변이 대응 지침을 통해 "국경 봉쇄로는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을 방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도 이미 오미크론 변이 환자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채러티 딘 전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국 부국장은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정에 근거해 추산하면 미국에 2000건의 (오미크론 변이) 사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네덜란드 국립공중보건·환경연구소도 남아공이 WHO에 변이 유전자를 보고한 지난달 24일 이전에 채취한 검체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유럽에서만 11개 나라에서 44명이 이 변이에 감염됐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옆에 있는 프랑스령 레위니옹에서 나온 확진자를 포함한 숫자다. EU 소속이 아닌 영국과 스위스를 포함하면 오미크론 확진 사례 상당수가 유럽 대륙에서 나왔다.

각국은 방역대응을 강화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차기 총리는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키로 했다. 내년 1월 중순부터 60세 이상 장년층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그리스는 접종 거부자에게 매달 100유로의 벌금을 내도록 할 계획이다. 스위스는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의무 착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탈리아는 실외 활동시 마스크 착용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가 입국자 검역 조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백신 접종자가 미국행 비행기를 탈 땐 사흘 전 발급한 코로나19 음성 결과지까지 허용된다. 앞으론 하루 전 검사만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