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보호하는 젖산처럼 복지가 사회 유지에 기여"

입력 2021-12-01 15:11
수정 2021-12-01 15:34


“흔히 젖산을 피로물질로 알고 있지만, 젖산으로 인해 피로해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젖산은 근육의 산성도를 낮춰 근육을 보호하죠. 현장에서 보니 사회복지도 젖산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인대에서 체육과 사회복지를 함께 공부했다는 정민제 강남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 현장에 나오기 전에는 복지가 사회를 병들게 한다고 생각한 적 있다고 한다. 재정이 낭비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가 최근 한경닷컴과 만난 자리에서 “사회복지는 최소수혜자들을 위해 존재하며 굉장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젖산이 근육통을 일으키는 것처럼 사회복지가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 사회 전체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보호한다는 뜻이다.

‘부자 동네’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에도 사회복지 수혜자들이 많다고 한다. 정민제 복지사는 “강남구는 서울시의 25개 기초자치단체 중 12번째로 수급자가 많은 곳”이라며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은 이웃과 함께하는 행복공동체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안전망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은 최근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최한 ‘2021년 사회복지자원봉사 따뜻한 영상 및 이야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몸 담고 있는 기관의 수상 낭보를 전해 들은 다음날에 정 복지사는 한국사회복지공제회의 장기저축급여에 5만번째 회원으로 선정됐다.

그는 “공제회 설립 10주년을 기념한 회원 대상 고금리 저축 이벤트를 통해 장기저축급여에 대해 알게 됐다”며 “동료의 추천으로 가입하게 됐는데, 공제회가 사회복지 기관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제회는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1일부터 선착순 1만명을 대상으로 3년 만기 상품은 연 이자율 2.5%를, 10년 만기 상품은 3.5%를 각각 연복리로 적용하는 ‘플러스 금리상품’ 가입을 받고 있다. 박 복지사는 만기가 10년인 상품에 가입했다.

사회복지공제회의 장기저축급여는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들이 매월 일정 금액의 부담금을 납부하고 만기가 도래한 이후 원금과 이자를 수령하는 저축상품이다. 아직 처우가 넉넉하지 않은 사회복지종사자들의 목돈 마련을 돕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장기저축급여에 가입하게 되면서 정 복지사는 회원복지서비스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아직 미혼인 그는 ‘결혼축하금’과 ‘출산축하금’과 같은 복지급여금이 특히 눈에 띄었다고 한다.

다만 정 복지사는 공제회의 이익을 회원들과 공유하는 배당과 같은 제도가 없고, 연금 상품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그는 “장기저축급여 가입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준다면 공제회 회원으로서 자부심도 생기고, 주식회사 주주처럼 주인의식도 생길 것 같다”며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해 사회복지에 종사하는 젊은 세대들이 일찍부터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면 제가 몸 담은 직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