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커진 액셀러레이터…증권사 펀드 운용까지 맡는다

입력 2021-11-30 17:24
수정 2021-12-01 02:32
증권사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 벤처투자 민간 펀드 자금 운용을 맡기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 시장이 커지면서 개인 고액 자산가의 스타트업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최근 삼성증권, DB금융투자와 함께 벤처·스타트업 투자용 펀드를 줄줄이 결성해 운용에 나섰다. 삼성신탁블루포인트2021개인투자조합(113억6900만원 규모), 블루포인트디스커버리벤처투자조합2호(96억원), DB컨티뉴이티벤처투자조합2호(50억원 규모) 등이다.

이 펀드들은 모두 자산가 투자자의 수요에 따라 증권사가 만든 블라인드 조합 형식 신탁 상품이다. 삼성증권이 조성한 펀드는 자산 규모 30억원 이상인 투자자 40여 명이 모여 출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결성된 신규 개인투자조합 수는 418개로,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 늘었다. 같은 기간 기준 벤처투자 개인조합 운용액 규모(1조2127억원)는 작년 동기에 비해 55% 커졌다. 활황세인 스타트업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연말정산 시 구간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자산가의 투자 수요가 높아졌다는 게 스타트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 펀드에 모인 자금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앞서 발굴해 투자를 벌인 기업의 후속 투자에 투입된다. 각 펀드 운용액의 약 절반은 창업 3년 이내 스타트업에, 남은 절반은 다른 정보기술(IT)·바이오 기업 등에 투자한다. 이 같은 추세는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간엔 스타트업 초기만 도와주던 액셀러레이터가 창업 3년이 넘은 스타트업에 후행 투자 또한 주도할 수 있어서다. 스타트업이 초기 ‘반짝 성장세’를 보인 뒤 확장 과정에서 제때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고꾸라지기 십상인 ‘데스밸리’ 단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지나도록 지원할 수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